집권여당이 절대 다수 의석 가지고 있는데
"국회 너무 느려서 일 못한다" 뜬금 불평
온갖 '악법'들은 속전속결 통과시켰잖은가
李정권의 정치적 우선순위의 문제였을 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에서 정청래 대표, 김병기 당시 원내대표와 건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청와대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 속도를 두고 불평을 했다. "출범한 지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정부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 20%밖에 안 됐다", "국회가 지금 너무 느려서 어느 세월에 될지 모른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이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 생긴다. 지금 국회의 의석 현황은 어떤가?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국회에서 300석 중 170석 이상을 보유한 절대 다수 정당이다. 집권여당이 국회 의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것마저 가능한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입법 속도가 느리다면, 그것은 국회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자신의 문제라는 뜻이다.
절대 다수 의석을 등에 업고서 국회를 탓하는 것은 단순한 무책임한 것을 넘어서 본인들의 무능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역설적인 민주당의 선택적 속도
더욱 역설적인 것은 민주당의 선택적 속도다. 검찰 폐지에 있어서는 어땠는가.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 검찰을 무력화하는 작업은 불과 8개월 만에 실질적 진행을 마쳤다. "전광석화"라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매우 신속했다.
소위 내란·김건희·해병대 3특검법은 어땠는가. 그도 모자라 얼마 전 다시 국회에서 강행 통과시킨 이른바 내란 2차 종합 특검법은 또 어땠는가. 노봉법·방송3법·망법 등 각종 '악법'들은 어땠는가. 국회에서 가능한 온갖 수단을 모두 동원해 속전속결로 일방 강행 통과시키지 않았던가.
느린 것은 국회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안건에만 유독 느려지는 민주당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과 좌파 진영의 이중성이다. 권력을 얻기 전에는 남을 탓하지만, 권력을 얻은 뒤에는 책임을 회피한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일자리·물가·주택·금리… 이런 현안들에서는 과연 같은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가.
민생 과제가 지체된다면, 그것도 역시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정치적 우선순위 결정의 문제일 뿐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내란 2차 종합 특검법'을 강행 통과시키기 위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 실패의 책임 회피
더 황당한 것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사태에 대한 대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스스로를 '외교 천재'라고 자화자찬해 왔다. 국제 정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은커녕 질질 끌려다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져온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얼마나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미국과의 사전 협상은 충분하지 않았고, 이해관계 조정과 외교적 설득은 전략적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절대 다수 국회 의석을 가졌음에도 역설적으로 국회를 탓하고, 대외 외교에서는 준비 부족과 전략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 과제에 민생은 늘 뒤로 밀린다
물가는 오르기만 하고, 집값은 여전히 높으며,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여기에 미국의 25%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는 고용 감소와 경제 파탄으로 직결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들으며 국민들이 느꼈을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답답함을 넘어선 혐오감에 가까웠을 것이다.
절대 다수 국회 의석을 등에 업고,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과제는 빠르게 추진하면서, 국민을 위한 민생 과제는 미루고 국회를 탓하고, 외교 실패의 책임마저도 회피하는 태도.
이는 핑계나 변명을 넘어 국민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국민은 외교 천재도, 화려한 말솜씨나 정치적 쇼를 바라지 않는다. 국민은 단지 자신의 삶을 실제로 나아가게 만드는 정부를 원할 뿐이다.
현 정권이 보여주는 것은 본인들의 권력 유지와 정치적 이익이 국민의 삶보다 중요하다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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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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