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박찬호처럼’ 류현진이 일깨운 태극마크 무게감 [기자수첩-스포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12 07:00  수정 2026.01.12 07:00

류현진 17년 만에 야구 대표팀 복귀, 투수조 조장

박찬호도 커리어 막판 대표팀에서 헌신하는 모습

류현진. ⓒ 연합뉴스

이제는 베테랑이 된 류현진(38)이 16년 만에 야구 대표팀에 복귀한다. 류현진은 태극마크에 대해 “무겁다”라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가 열리는 사이판으로 이동하기 전 대표팀 복귀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의 대표팀 발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다시 단 태극마크에 대해 "무겁다"라며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거기에 맞게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앞선 대회 성적이 잘 안 나오다 보니 선수들에게 몸 만들 시간을 충분히 주신 것 같다"며 "이번에 고참급으로 대표팀에 뽑혀 책임감이 크다. 경쟁력이 있으면 똑같이 선수들과 대표팀에서 해보고 싶다고 계속 말해왔다. 아직은 그럴 몸 상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태극마크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무겁게 다뤘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생활 막바지였던 2007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 대회는 이듬해 열릴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겸해 치러졌고, 구원 투수로 등장해 3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야구대표팀의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당시 대표팀에 함께 합류했던 송승준은 “본선도 아니고 예선이었다. 오지 않아도 됐다. 심지어 메이저리거들 휴식 기간인 겨울에 일본 오키나와까지 날아왔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조언해주는 모습에 큰 귀감이 됐다”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정작 베이징 올림픽 본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이때의 희생정신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2024년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개막전에서 만난 박찬호-류현진. ⓒ 뉴시스

시간이 흘러 류현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40대 나이를 바라보는 류현진 입장에서 대표팀 합류는 분명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한국 복귀 당시 대표팀 합류에 대해 수차례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면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발언이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려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류현진은 지난해 토종 투수들 가운데 최상급 성적을 냈다. 여기에 그의 메이저리그 경험은 세대교체로 젊어진 대표팀 마운드에 천군만마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류현진은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동안에도 특급 성적을 냈다. 대표팀 통산 성적은 14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51이지만 각국 최정예 멤버들이 등장했던 올림픽(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3)과 WBC(5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자랑했다. 특히 그가 거둔 5승은 역대 야구대표팀 최다승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이번 캠프에서 투수조 조장을 맡아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그는 “투수들이 볼넷으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항상 후배들에게 마음이 열려 있다. 언제든 다가와 잘 준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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