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집값 부담에 5회 연속 금리 동결…"하반기 인상 가능성"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1.15 16:49  수정 2026.01.16 06:06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2.50% 유지…지난해 7월 이후 5차례 연속 동결

이창용 "환율, 금리 동결 중요 결정 요인…개인 해외 투자 높은 수준 유지"

회의 의결문서 '금리 인하 가능성' 표현 삭제…"인하 사이클 사실상 종료"

"금리 동결로 내부 컨센선스 형성된 듯…하반기, 금리 인상 쪽으로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과 서울 집값 상승세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금통위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관련 문구가 삭제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쪽으로 정책 기조의 무게가 옮겨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은 금통위는 1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한 이후 7·8·10·11월 네 차례 연속 동결한 데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묶었다.


금리 동결의 주된 배경은 원·달러 환율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 대비 7.8원 하락한 1469.7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지난해 말 148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44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연초 다시 상승하며 15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기준금리 동결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국민연금과 대기업이 환율 안정화 조치에 호응하는 반면 개인의 해외 투자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10~11월 당시의 높은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안정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과 수입물가를 다시 자극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또한 금리 동결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8% 상승하며 4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당분간 현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간 동결을 전망했고,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 관련기사 보기
한은,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6개월 연장…7월 31일까지
한은, 기준금리 연 2.5%로 5연속 동결…고환율·부동산·물가에 발목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6명 중 5명은 2.5%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나머지는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견해였다"고 전했다.


이어 "동결을 말한 5명은 앞으로 3개월도 현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 당분간 동결하고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며 "나머지 한명은 아직도 내수 회복세가 낮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다만 주택 가격과 환율 안정 변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표현이 삭제됐다. 이에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통위는 지난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이후 줄곧 '금리 인하 기조'임을 꾸준히 언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회의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완화했고,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능성'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경기·환율·집값 등 경제·금융 지표를 봐가며 동결·인하뿐 아니라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한 만큼 '섣불리 인하하지 않겠다'는 내부 컨센서스는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삭제된 점을 보면 한은의 스탠스도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은 끝났다고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는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인하하려면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와 안정돼야 한다. 아울러, 지난해 환율 상승이 시차를 두고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도 점검해야 한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올 하반기는 인하와 인상 모두 가능한 국면이지만, 금리 인상 쪽으로 무게가 조금씩 기울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