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조시장서 맞붙는 한일...日 조선업 재편 작업 '속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1.17 06:00  수정 2026.01.17 06:00

이마바리-JMU 통합...일본 조선업 재편 신호탄

美 조선·해군력 재건 수요 확대 속 한일 경쟁 압축

한국 고부가 기술력 승부수...미 법안·외교 변수도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이 2위 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조선업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데일리안AI삽화 이미지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이 2위 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일본 조선업 재편이 본격화됐다. 미국의 조선·해군력 재건 수요가 확대되면서 미 신조 시장을 둘러싼 한·일 경쟁 구도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향후 미국 조선 시장에서는 한국의 기술 우위 속에 일본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납기 여력을 앞세워 일부 발주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바리조선은 최근 JMU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을 60%로 끌어올리며 자회사화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일본 정부의 조선업 부활 전략과 맞물린 행보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총 3500억 엔(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선박 건조량을 2024년 대비 두 배로 늘리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조선사 간 협력도 병행해 2028년 전후로 기업을 1~3개 그룹으로 통합하고 공동 설계·조달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 50%에 달했던 일본 조선업은 현재 한국과 중국에 밀려 2024년 글로벌 수주 점유율이 약 8%까지 하락했다. 중국은 일본보다 선박 건조 비용이 약 20% 저렴한 반면, 일본은 선체용 강재 가격이 중국의 약 두 배에 달해 원가 부담이 큰 구조다.


미국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도 한·일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 산업의 장기 쇠퇴로 자체 건조 역량에 한계가 있어 외국 조선사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미·중 갈등을 감안하면 중국 조선사의 실질적 참여 가능성은 제한적인 만큼, 경쟁 구도는 한국과 일본으로 압축되고 있다.


일본은 중소형 선종 위주의 생산 구조로 건조 능력 자체는 한국보다 작다. 다만 2027년 이후 납기 슬롯(선박 건조 공간)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미국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비교적 신속한 수주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건조 생산능력(CAPA) 제약으로 수주 범위는 중형 일반선 중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8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있는 미 해군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항공모함USS조지 워싱턴호에서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옆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서 있다.ⓒ도쿄=AP/뉴시스

반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고난도 선종에서 설계와 기술 경쟁력이 일본을 앞선다. 일본이 과거 모스형 LNG선에 집중하며 대형화 흐름에 대응하지 못한 반면, 한국은 멤브레인형 LNG선을 중심으로 친환경 고부가 선종 전반에서 시장 표준을 주도해 왔다. 업계는 한국 조선사가 고부가 선종 경쟁력과 높은 수주 잔고, 현지 조선소 인수와 공동 건조 등 대미 진출 전략을 바탕으로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 조선사는 일본 대비 약 5.5배 수준의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3~4년치 일감이 쌓이면서 2028년까지 납기 슬롯이 대부분 소진돼 단기 수주 여력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 법안 시행 여부와 이해관계 조정도 변수로 꼽힌다. 한국 등 동맹국 조선사의 미국 시장 참여는 관련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하지만 입법 과정에서의 수정이나 시행 범위에 따라 진입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법안이 조선 인프라가 취약한 내륙 지역을 기반으로 발의됐다는 점에서 미국 조선업 전반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정치·외교적 요인이 수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우수한 조선 경쟁력과 대미 진출을 바탕으로 한국 조선사가 미국 시장 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난해 12월 확정된 미 국방수권법(NDAA)에서 한·일 조선사 우선 협력 조항이 동맹국 전반으로 완화된 점을 감안하면 진입 조건과 범위는 여전히 변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일 안보조약과 방산 공동개발,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협업 이력을 고려하면 미국과 일본의 우호적 관계는 공고한 것으로 보여, 일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물량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도 한국 조선사에 잠재적 변수”라며 “장기적으로 현지 건조가 확대될 경우 충분한 선가와 현지 건조 효율성 확보 여부가 해외 진출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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