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중심 뷰티 특화 약국 잇따라 개점
K뷰티 브랜드, 약국 채널을 전문 유통처로 확대
뷰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약국 채널로 확장되며, 약국이 단순 판매처를 넘어 전문 뷰티 유통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명동 약국 뉴스케치 내부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이른바 ‘한국 약국 투어’가 새로운 쇼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품질과 성분 신뢰도가 높은 화장품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확산되면서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약국 채널로 확장되며, 약국이 단순 판매처를 넘어 전문 뷰티 유통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외국인의 의료 관광 지출액은 2020년 562억5547만원에서 2025년 5618억3536만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외국인의 의료 소비건수도 꾸준히 늘었다. 2020년 56만1466건이던 외국인의 한국 의료 소비는 2025년 415만603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약국에서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2021년 38.24%를 차지했던 약국은 2025년 59.11%까지 증가했다. 이는 피부과(22.0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K뷰티의 성장과 결을 같이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약사 추천템’, ‘약국 필수 쇼핑리스트’ 등의 뷰티 콘텐츠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유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약국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방문 비중이 높은 명동 상권에는 이들을 겨냥한 약국들이 대거 개업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명동 상권에서 신규 개설된 약국은 11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하반기에만 9곳이 문을 열었다. 2023년과 2024년 신규 개설 약국이 각각 2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들어 개설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개설 시기를 보면 4월 오아시스약국을 시작으로 5월 올리브약국이 문을 열었고, 9월에는 명동레디영약국과 명동베리뉴약국이 신규 개설됐다. 이어 11월 명동백화점약국과 노바약국이 영업을 시작했으며, 12월에는 명동케이약국·명동하나약국·명동타운 레디영약국·뉴스케치약국·명동친한약국 등 5곳이 잇따라 개점했다.
실제 지난 15일 찾은 뉴스케치약국은 기존 약국과는 다른 공간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약 창구가 매대 뒤에 위치하고, 약사가 매대 앞에 서서 응대하는 일반적인 약국과 달리 화장품 매장처럼 다양한 제품을 전면에 배치해 쇼핑 중심의 동선을 구현했다. 매장은 ‘Inner Beauty’, ‘Skin care’, ‘Facial Mask’ 등 카테고리별로 제품을 구분해 진열하며 소비자 선택 편의성을 높였다.
이날 약국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상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뉴스케치약국 관계자는 "건강은 아플 때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먹는 것과 바르는 것을 함께 제안하는 큐레이션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고민에 맞는 제품을 쉽게 쇼핑할 수 있는 약국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국에 오면 여러 제품을 직접 비교해야 하는 대신, 자신의 고민에 맞춰 정리된 선택지를 제안받고 쉽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이런 탓에 외국인 관광객의 반응도 좋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거의 100%에 달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명동에 문을 연 뉴스케치 약국에 진열된 뷰티 브랜드 '리쥬올' 제품의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뷰티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약국이 많아지면서, 뷰티 브랜드 역시 약국 채널을 전문 유통처로 인식하며 진출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024년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Dr.리쥬올’은 병의원과 약국 중심의 유통 전략을 내세워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K뷰티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파마리서치는 리쥬비넥스크림을 중심으로 약국 전용 브랜드 ‘리쥬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화장품 특화 성분인 c-PDRN을 고함량으로 담은 코슈메슈티컬 제품 ‘리쥬비-에스 앰플’을 선보이며 약국 채널에서의 고기능성 제품군을 확대했다.
향후 약국을 중심으로 한 뷰티 제품 유통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겨냥해 브랜드 간 약국 입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약국 역시 차별화된 큐레이션과 공간 구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권을 중심으로 약국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약국이 뷰티 브랜드들에게는 블루오션과 같은 유통처"라며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약국에 진입하는 K뷰티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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