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곡 5만5000t 반납 1년 연장…벼값 상승 압력 완화
벼 매입자금 의무 기준 150%→120%…민간 재고 부족 대응
농림축산식품부가 23일 올해 첫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2025년산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회의를 진행 중인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2025년산 쌀 시장격리 10만t 추진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정부양곡 가공용 공급 물량을 최대 6만t 늘리고 정부양곡 대여곡 5만5000t 반납 시기는 1년 연장해 벼값 상승 압력을 낮추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23일 올해 첫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2025년산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생산자·유통·소비자단체, 학계·연구계 등 17명으로 구성된다. 양곡관리법에 따라 수급안정대책 수립과 수급 동향 점검 등 주요 정책을 논의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수확기 대책 수립 당시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산 쌀 과잉 물량을 16만5000t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13일 최종 생산량을 반영하면 과잉 추정치는 13만2000t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2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쌀 소비량 결과를 반영해 수급을 다시 추정한 결과 2025년산 쌀은 약 9만t 과잉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가공용 쌀 소비가 확대되면서 올해 가공용 수요가 당초 전망보다 약 4만t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24년 87만3000t에서 2025년 93만2000t으로 늘었다. 주정 제외 가공용 쌀 소비량도 같은 기간 64만5000t에서 71만5000t으로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과잉 물량이 9만t으로 전망되더라도 시장격리 10만t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 공급 물량이 다소 부족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단경기 공급 부족으로 올해 양곡연도 이월 물량이 7000t에 그쳐 전년 6만t과 평년 3만9000t보다 적었고 2025년산 쌀이 지난해 가을 조기 소비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산지유통업체의 2025년산 수확기 벼 매입 물량이 2024년산보다 약 9만t 감소하면서 12월 말 기준 산지유통업체 민간 재고도 지난해 대비 약 12만t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장에서 재고 부족 우려에 대비해 원료곡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경쟁이 높아지면서 벼값이 지속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에 공감했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위원회는 벼값·쌀값 상승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했고 정부는 세 가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지난해 10월 13일 발표했던 시장격리 물량 10만t 추진은 보류한다. 사전격리 4만5000t은 추진을 보류하고 쌀값 동향을 모니터링해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양곡 대여곡 5만5000t은 반납 시기를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해 대여곡 반납을 위한 원료곡 확보 부담을 낮추고 벼값 상승 요인을 경감할 계획이다. 다만 쌀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가 반납 이행을 요청하면 대여 물량을 반납하는 조건에 동의해야 1년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양곡 가공용 물량은 최대 6만t 추가 공급한다. 농식품부는 가공용 쌀 소비 증가로 당초 정부양곡 가공용 물량 34만t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정부양곡 가공용 쌀 공급 계획을 기존 34만t에서 최대 4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정부 벼 매입자금 1조2000억원과 관련해 의무 매입 물량 기준도 완화한다. 농식품부는 산지유통업체가 지원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는 물량보다 50%를 더 매입해야 했던 기준을 150%에서 120%로 낮추기로 했다. 기준 완화로 산지유통업체가 현 시점에 무리하게 벼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앞으로 쌀 수급 정책은 생산자와 산지유통업체, 소비자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함께 논의해 수립할 계획”이라며 “가격 오름세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시장격리 물량과 시행 시기를 조정하고 가공용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쌀 시장 전반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시장이 조속히 안정되지 않으면 필요한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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