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7조 뱉고도…현대차·기아, '매출 300조' 시대 열었다(종합)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1.29 17:22  수정 2026.01.29 17:23

작년 합산 매출 300조3954억, 영업익 20조5460억

美 관세 여파 7조2000억원…두자릿수 영업 손실

위기 속 효자된 하이브리드·SUV…탄탄한 체력 증명

투자 늘리고, 올해도 성장…판매·매출 목표 현상유지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데일리안 DB

현대자동차·기아가 작년 관세로만 7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도 처음으로 합산 매출 300조원을 넘겼다. 양사 각각 매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해 위기 속에서도 탄탄한 체력을 증명해냈다.


올해 역시 미국 자동차 관세가 지속되는 만큼, 현대차·기아는 수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작년보다 더 많은 차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봤다. SUV, 하이브리드 등 탄탄하게 쌓은 수익성 좋은 차종들과 높아진 글로벌 점유율 및 브랜드력에서 나온 자신감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9일 지난해 연간 매출은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5%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2%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은 413만8389대다.


전날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매출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하락한 성적표를 내놨다. 기아의 작년 매출은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은 9조 781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6.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8%p 낮아진 8.0%,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인 313만5873대다.


이에 따라 양사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원, 영업익은 20조546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이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7조7000억원을 더 벌어들인 것이다.


영업이익은 관세로 인한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뒷걸음질쳤다. 현대차가 작년 관세로 입은 손실은 4조1100억원, 기아는 3조930억원으로, 합산 7조2030억원에 달한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률 역시 2024년 8.9%에서 작년 7.1%로 1.8%p 줄었다.


기아 북미 전략 차종 '텔루라이드' 신형 ⓒ기아

주목되는 점은 관세 위기가 시작된 북미 시장에서 양사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관세 여파로 미국 시장 내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가격을 일년 내내 동결하면서 오히려 점유율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수익 악화를 부추겼지만, 외형 성장의 기회 역시 북미에서 잡은 셈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작년 전체 해외 판매량 하락에도 불구하고 북미에서만큼은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양사 합산 북미 판매량은 183만6172대로,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11.3%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연간 점유율이 11%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종별로 보면, 몸집을 불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단연 하이브리드차와 SUV다. 한 대를 팔아도 남는 게 많은 차를 중심으로, 많이 팔았단 의미다. 지난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0% 증가한 96만1812대, 기아는 74만9000대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고, 기아 역시 74만9000대로 23.7% 늘었다.


손실을 감내하고 미국 점유율을 얻은 만큼, 현대차·기아는 올해도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대차의 올해 연간 목표 판매량은 작년 대비 2만대 늘어난 415만 8300대,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1.0~2.0%다. 기아는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6.8%,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2.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미국에서는 거의 7년 만에 텔루라이드 신모델이 출시가 됐다.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출시를 했다고 판단을 하고 있고,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한 기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을 한다"고 말했다.


15%의 자동차 관세가 올해도 이어지는 만큼, 연간 손실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는 북미 지역에서 신차 출시와 함께 가격 인상도 소폭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작년 관세 발효는 4월 3일부터였지만 실제로는 5월 중순부터 영향이 있었다"며 "올해 사업계획을 짜면서 계산하기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고, 작년에 계획했던 컨틴전시 플랜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최근 CES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금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 할 예정이다. 여러가지 산사업에 3~4년정도 투자를 해왔고, 미래 가치에 대한 주가 반영이 최근에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 투자 별로 효과를 검증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재원을 배분하겠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