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도 불사! 3전4기 김상겸 “기다려준 아내 고마워”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2.09 15:32  수정 2026.02.09 15:33

올림픽 4번째 도전 끝에 시상대 올라, 37세에 감격의 첫 메달

생계 위해 비시즌에는 막노동, 아내 이야기 나오자 눈물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왼쪽)이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메달 시상식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 뉴시스

4번째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선 김상겸(37∙하이원)의 은메달은 설상 불모지 한국에서 나온 또 하나의 기적으로 평가 받는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서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맞아 0.19초 차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상겸이 따낸 은메달은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다. 또한 김상겸은 하계 포함,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상호(넥센윈가드)가 이 종목 은메달을 획득해 사상 첫 올림픽 입상에 성공한 지 8년 만에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깜짝 은메달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번 대회 김상겸에 대한 주목도는 다소 떨어졌다.


이날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 기대됐던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에 대한 관심은 8년 전 평창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배추보이’ 이상호에게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이상호가 16강전서 조기탈락한 가운데 당초 예선을 8위로 통과한 김상겸은 8강에서 예선 1위를 지킨 롤란트 피슈날러(46·이탈리아)를 꺾으며 이변을 일으키더니 결승까지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거는 대형 사고를 쳤다.


한국 스노보드 대표팀의 ‘맏형’이기도 한 그는 올림픽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후배 이상호를 언급하며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김상겸은 “팀 내에서 서로 경쟁하며 시너지를 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맙다. (이)상호가 성적을 내주고 한국을 알렸기에 여기까지 왔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이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 뉴시스

여러 고마운 사람을 언급하던 그는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시상대에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대신 포효를 했다는 그는 아내 이야기를 꺼내자 눈시울이 불거졌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일단 와이프 생각하니까 좀 눈물이 나는데”라며 “기다려줘서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특히 그간 선수 생활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그가 막노동을 하면서 올림픽 메달 꿈을 키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 김상겸은 한체대 졸업 직후 실업팀이 없어 비 시즌에는 일용직 노동을 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감동의 스토리를 쓴 김상겸에게 축하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김 선수는 1초도 되지 않는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1분 남짓의 레이스를 위해 수년간 매서운 눈밭을 오르내리며 자세를 다듬고, 장비를 조율했다”며 “이처럼 오랜 시간 흘린 땀과 피나는 노력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네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선수의 메달은 앞으로 경기에 나설 대한민국 선수단 모두에게 큰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


강원특별자치도 김진태 도지사도 “김상겸 선수의 동계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평형대회전 은메달 획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평창 봉평의 눈밭을 누비던 소년이 대한민국 스노보드의 맏형으로 성장해 거둔 대기록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전 세계에 '강원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축하를 전했다.


축전을 받은 김상겸은 “강원도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고,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강원도민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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