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거버넌스 개편 분수령… '쇄신'이냐 '안주'냐 갈림길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2.09 16:19  수정 2026.02.09 16:20

'CEO 견제 규정' 둘러싼 국민연금과의 갈등

'승인' 대신 '협의'로 후퇴하며 접점 찾나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 'KT 스퀘어' 전경. ⓒKT

KT가 새 사외이사 구성 논의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거버넌스 개편에 돌입했다.


이번 논의는 CEO 권한과 이사회의 상호 견제 시스템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KT 지배구조 쇄신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사내외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설명회를 열고 10일 이사회에서 확정할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했다.


현 KT 이사회는 김영섭 대표, 서창석 KT 네트워크 부문장 등 2명의 사내이사를 비롯해 김용헌(이사회 의장), 김성철, 최양희, 곽우영, 윤종수, 안영균, 이승훈 등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이중 최양희, 윤종수, 안영균 사외이사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된다. 여기에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해 상법상 결격사유로 자격이 자동 상실 처리된 조승아 사외이사 몫까지 총 4명의 공석을 채워야 한다.


교체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3명 중 일부가 연임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최근 노조에서 특정 사외이사의 비위 문제를 거론하며 총사퇴를 요구해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2025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곽우영, 김용헌, 이승훈, 김성철 사외이사가 재선임되면서 이들 4명 사외이사의 임기는 2028년 정기 주총까지 연장됐지만, 이들이 지난해 '셀프 연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교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특히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입장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최근 KT를 '일반투자'로 전환하고 '비공개 대화기업'으로 지정했다. 의결권 행사 등 적극적 주주권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사회가 지난해 11월 4일 회의에서 부문장급 인사나 주요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 반드시 이사회 논의와 승인을 거치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한 것에 대해, 국민연금은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당시 해당 안건에 찬성한 이사들의 연임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T 이사회는 비판을 의식해 '승인' 개념을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정관과 상법에 따라 3월 말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박윤영 대표이사 후보 선임과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KT 이사회는 이날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르면 10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외이사 추천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승훈 사외이사를 둘러싼 투자 알선 및 취업 청탁 의혹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영진을 상대로 특정 인사의 기용을 청탁하고 독일 위성업체 '리바다(Rivada)'에 대한 투자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업계는 10일 열릴 이사회가 박윤영 내정자 리더십의 조기 안착 여부를 가를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자기 식구 감싸기'에 그칠지, 아니면 '이사회 쇄신'을 택할지에 따라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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