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제3자뇌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1심서 공소기각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2.12 18:25  수정 2026.02.12 18:25

재판부, '檢 이중기소' 판단…"상상적 경합 관계 있어"

'공범' 이화영 전 부지사 상대론 향후 공소기각 여부 판단하기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연합뉴스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을 그룹 회장에게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조건에 흠결이 있을 경우 검찰의 기소 자체를 무효로 해 사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지급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을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은 현재 항소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1심 선고 직후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 대통령 등을 위한 제3자 뇌물이라고 보고 김 전 회장을 추가 기소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공판에서도 "김성태 피고인의 경우 이중기소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달 공판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특가법 뇌물 사건에서 (처벌 법령의) 입법 목적과 범죄 구조가 상이하며 처벌 주체도 달라 각각 독립적 범죄로서 실체적 경합(한 사람이 여러 개의 행위로 여러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의견을 들은 후 20분 휴정한 뒤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뇌물을 공여했다는 것인데 (현재 2심 중인 외국환거래 위반) 관련 사건 공소사실과 범행 일시, 장소, 지급 상대 등이 모두 동일하다"며 이들 사건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했다. 상상적 경합 관계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뜻한다.


그러면서 "검사에게 공소제기 재량이 부여됐다고 해도 검사는 동일한 사실관계와 적용 가능한 법률을 모두 검토하고 한꺼번에 기소해 피고인이 여러 번 형사재판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동일한 사실관계를 여러 번 공소제기 하는 것은 검사가 오히려 피고인을 괴롭힐 목적으로 공소 제기할 빌미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검찰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서는 향후 재판을 진행하며 공소기각 대상인지 판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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