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거품뇨·부종 계속된다면…'신장 질환' 의심해야[엑스레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19 06:00  수정 2026.02.19 06:00

단백질 배출량 150mg 이상일 때 단백뇨 진단

얼굴·다리 붓는 부종, 피로와 식욕 감소 동반

저염 식단·칼륨 섭취 조절로 약물치료 효과↑



눈에 보이지 않던 질병의 징후, 생활 속 위험 신호를 X선처럼 투명하게 비춥니다. '엑스레이'는 단순한 건강 정보가 아닌, 예방과 조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건강 진단서'입니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시그널을 포착해, 오늘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읽어드립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화장실에서 물을 내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끈적한 소변 거품은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신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우리 몸의 ‘정수기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은 필요한 영양소는 남기고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이 여과 기능이 손상되면, 신체를 구성하는 필수 성분인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뇨’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거품뇨가 반복되거나 부종 등 증상이 동반된다면, 신장 질환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품뇨·부종 있다면 ‘단백뇨’ 의심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배출되는 상태로, 성인의 경우 하루 단백질 배출량이 150mg 이상일 때 진단한다. 가장 흔한 신호는 소변에 생기는 ‘거품’이다. 단백질 농도가 높아질수록 거품이 많아지고, 물을 내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질환이 진행되면 증상은 전신으로 확대된다. 소변으로 단백질이 과도하게 빠져나가 혈중 단백질 농도가 낮아지면 얼굴이나 다리가 붓는 부종이 나타나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피로감이나 식욕 감소가 동반될 수 있다.


김양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운동이나 고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거품뇨와 부종이 지속된다면 신장 여과 기능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백뇨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신장 조직 자체의 이상이다. 혈액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이 대표적이다. 염증으로 여과망이 손상되면 단백질이나 혈액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온다. 이러한 질환은 면역학적 기전 외에도 대사 장애, 혈류역학적 손상, 독성 물질, 감염,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또 다른 원인은 전신 질환의 합병증이다. 신장에 직접적인 질환이 없더라도 전신 질환의 합병증으로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신장의 미세 혈관을 서서히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특히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 질환은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과 내부 압력에 변화를 일으켜 단백뇨를 유발할 수 있다.


식단 관리의 핵심은 ‘저염식’와 ‘칼륨섭취’
김양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단백뇨가 확인되면, 원인 질환에 따라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시행된다.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RAAS 억제제 계열로, 흔히 혈압약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구체 내 압력을 낮추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신장 손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도 함께 사용된다. 이 약물은 소변으로 나트륨과 당을 배출시키는 삼투압성 이뇨작용을 통해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고, 신장 내부 압력을 낮춰 단백뇨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도 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되면서 치료 접근성이 한층 높아졌다.


약물치료와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할 생활 관리의 핵심은 저염식이다. 소금 섭취가 늘면 체내 체액량이 증가해 혈압이 오르고, 이는 신장 기능 악화로 이어진다. 실제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단백뇨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된다.


반면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칼륨 섭취는 개인의 신장 상태에 따른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칼륨은 염분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칼륨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신장 기능에 맞는 섭취 기준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장은 기능이 상당히 저하될 때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년에 한 번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요단백 검사와 혈액 내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신장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검진 결과 ‘요단백 양성’ 등 이상 소견이 나온다면 즉시 신장내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챙기는 것이 신장 질환을 걸러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사소한 이상 신호라도 발견되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해 신장 건강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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