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 시대의 '디지털 월세', 격차 아닌 기회로 만들려면" 주성은 작가가 던지는 화두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6.02.19 14:12  수정 2026.02.19 14:13

주성은 작가ⓒ

최근 출간된 『디지털 월세 내는 마케터의 AI 생존기』는 기술의 진보 이면에 가려진 새로운 사회적 비용과 격차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저자인 주성은 작가는 10년 차 대기업 마케터이자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통일정책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통일부 2030 자문단 활동을 거쳐 현재 산업통상부 2030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민간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무형 전문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함께 잘 사는 미래’를 고민하는 주성은 작가를 만나, 그가 경험한 실전 AI 데이터와 그 너머의 정책적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Q. 10년 차 마케터로서 현직에 계시면서 책을 집필하셨습니다. 『디지털 월세 내는 마케터의 AI 생존기』를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생성형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콘텐츠 마케터로서 수많은 툴을 직접 유료 결제하며 테스트해 보았다. 처음에는 몇 만 원 수준이었던 월 구독료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욕심이 커질수록 늘어나더니, 어느덧 월 5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회사에서 받는 월급 중 상당 부분이 마치 매달 나가는 ‘월세’처럼 느껴졌고, 이러한 비용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각자의 직무와 상황에 맞는 최적의 툴 조합을 제안함으로써, 독자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길잡이가 되고자 한 것이 집필의 시작이었다.


Q. 책의 핵심 개념인 ‘디지털 월세’가 인상적입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구체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A. 단순히 금전적 지출의 문제를 넘어 AI 시대의 ‘격차’가 고착화될 위험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한다. 첫째는 경제적 여건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고가의 AI 비서를 거느릴 수 있는 자본력과 기술 숙련도를 갖춘 청년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취업 및 노동 경쟁력 격차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둘째는 세대 간의 ‘디지털 소외’다. 현재 부모님 세대가 키오스크 조작에 어려움을 겪듯, 생성형 AI는 그들에게 더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갈 것이다. 청년들이 AI를 통해 ‘콘텐츠 건물주’로 진화하는 동안 기성세대가 정보 접근권에서 배제된다면 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격차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정책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Q. AI 콘텐츠를 통해 본인이 직접 국민강아지 ‘삐숑’ 채널을 운영하신다고 들었는데, 시청자 반응은 무엇인지?

A. 무거운 시사나 정치 뉴스를 미래 세대인 1020에게 어떻게 하면 거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의 반려견을 모델로 한 AI 캐릭터 ‘삐숑’을 화자로 세웠다. 채널 운영 약 두 달 만에 유튜브 구독자 1,300명, 틱톡 1,100명을 확보했으며, 단순히 구독자 수의 증가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AI 콘텐츠의 실질적인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클링(Kling)을 활용한 댄스 영상이 단일 조회수 19만 회를 기록하며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 것을 목격했다. 이는 ‘스낵 콘텐츠’라는 형식이 젠지(Gen Z)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였다. 현재는 ‘재미 2 : 시사 1’이라는 황금 비율 전략을 통해 대중의 흥미를 유지하면서도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마케터로서 미래 세대의 문법으로 담론을 재구성했을 때 비로소 세대 간 소통의 창구가 열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소중한 기회였다.


Q.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두려워하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AI는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적이 아니라,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 줄 가장 강력한 파트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빠르게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맥락을 꿰뚫는 질문의 힘’이다. 100페이지가 넘는 제작 과정을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워 책에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었으니, 독자 여러분은 ‘디지털 월세’를 내는 세입자에 머물지 말고 AI라는 도구로 자신만의 건물을 짓는 생산자가 되길 바란다. 나의 시행착오가 여러분의 시간을 아껴주는 지름길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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