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3·은4·동3 종합 13위’ 설상 첫 금빛 성과 속 빙상 경고등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2.22 10:33  수정 2026.02.22 10:34

대한민국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순위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직전 대회인 2022 베이징 올림픽(금2 은5 동2, 총 9개) 대비 메달 수는 하나 늘었고, 종합 순위 또한 한 계단 상승한 성적표였다. 내용을 뜯어보면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전통의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 됐고, 설상 종목에서 첫 금메달이 나온 것은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


금메달 2개를 수확한 쇼트트랙. ⓒ 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전히 버팀목…그러나 ‘절대 우위’는 흔들렸다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대표팀 전체 메달의 70%를 책임졌다. 여전히 한국 동계 스포츠의 핵심 동력이었고, 메달 밭이라는 명성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분명 달라졌다. 한때 결승에만 진출하면 금메달을 기대하던 종목이었지만, 이제는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급부상 속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네덜란드는 남녀 개인전과 계주에서 고르게 강세를 보이며 쇼트트랙 판도를 다극화 체제로 바꿔놓았다.


한국은 여전히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더 이상 독주 체제가 아닌 도전자와 경쟁하는 강자로 위치가 변화했음을 실감한 대회였다. 특히 최민정의 은퇴 속에 김길리로 에이스 계보가 자연스레 이어졌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설상 종목 첫 금메달을 안긴 최가온. ⓒ AP=뉴시스

스노보드, 한국 동계 스포츠의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


이번 대회 최대 수확은 단연 스노보드였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빙상 위주로만 나오던 성과가 설상 종목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그동안 불모지로 여겨졌던 설상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가 등장했다는 점은 단순한 메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과감한 도전과 기술 완성도는 향후 올림픽에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는 특정 종목 의존도를 낮추고, 동계 스포츠 전반의 균형 있는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


동계올림픽 대회별 메달 및 순위. ⓒ 연합뉴스

‘기대 이하 성적표’ 컬링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침묵


반면 기대를 모았던 종목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메달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계적인 상향 평준화 속에서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0년대 한국 동계 스포츠의 또 다른 축이었던 종목이지만, 네덜란드와 북유럽 국가들의 압도적인 경쟁력 속에 메달권 진입이 쉽지 않았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세계 정상급과의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이 확인됐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함께 빙속 전반의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대한민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설상 종목의 가능성이라는 수확과 빙상 종목의 경쟁력 약화라는 경고등을 동시에 확인했다. 특정 종목에 편중된 메달 구조에서 벗어나 저변을 넓힌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통적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위기론은 뼈아프다.


4년 뒤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과학적인 훈련 시스템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여자 컬링.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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