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알리바바, 11번가-징둥닷컴
중국 플랫폼 손잡고 역직구 판 키우는 K커머스
내수 극복 돌파구…中 종속 경계 목소리도
11번가가 징둥닷컴과 이커머스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징둥닷컴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11번가 신현호 전략그룹장(사진 가운데)과 징둥크로스보더 마르시아 마오(Marcia Mao∙毛霞云)비즈니스총괄(사진 왼쪽), 징둥로지스틱스 한국법인 징둥코리아(JD Korea) 쭤다(Zuo Da·左 达 ) 지사장(사진 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11번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와 협력을 확대하며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으로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4일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1번가는 징둥닷컴과 함께 11번가 판매자의 상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서비스 오픈은 올해 상반기 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협약으로 많은 서류가 필요한 입점 과정, 복잡한 통관 절차, 물류비 부담 등으로 높았던 역직구 시장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11번가 판매자들은 징둥닷컴의 대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월드와이드’(JD Worldwide)에서 보다 손쉽게 직접 자신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현재 징둥닷컴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의 2만여개 이상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입고·통관·배송 등 물류 프로세스 전반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가 전담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대규모 주문처리부터 라스트마일까지 직접 관리하며 자체적으로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징둥로지스틱스를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징둥닷컴의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11번가에서 판매하는 ‘직구 사업’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협업을 이어 갈 예정이다.
G마켓 역시 중국 이커머스 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해 모회사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설립한 합작법인(JV) '그랜드 오푸스 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된 후 역직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 동남아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G마켓 글로벌 판매 참여 셀러는 총 1만6000여명이며, 이 중 7000명 이상이 알리바바의 동남아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온라인 수출을 진행 중이다. 라자다에서 판매되는 K셀러 상품 수는 45만개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전략 변화와 맞물린다. 배송 경쟁과 가격 할인 중심의 내수 시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해외 소비자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거래액은 3조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2023년 2조3989억원, 2024년 2조5976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성장세다. 특히 K-뷰티와 K-푸드 수요 확대로 미국,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늘고 있다.
이에 K커머스들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본력과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C커머스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C커머스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흐름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플랫폼과 물류망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협력 확대가 곧 구조적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 물량이 특정 해외 플랫폼에 집중될 경우 수수료 정책, 노출 알고리즘, 데이터 활용 권한 등에서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협력 속에서도 독자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C커머스를 교두보로 활용하되, 주도권을 잃지 않는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