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해진 여성 서사…시청자 매혹하는 드라마 속 ‘팜므파탈’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2.26 11:20  수정 2026.02.26 11:20

‘친애하는 X’ 흥행 이어

‘세이렌’· ‘현혹’ 등 스타 감독 도전 이어지는 팜므파탈 여성 서사

위험하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인 ‘팜므파탈’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파멸’로 상대방을 이끄는 ‘악녀’의 역할을 넘어, 작품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유혹 중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다.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 그리고 그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여성 사이코패스가 작품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여느 스릴러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김유정이 연기한 백아진이 치명적인 매력으로 주변인들을 유혹하고, 휘두르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부터 차근차근 그려나가며 탄탄한 전개를 보여줬다. 원하는 바를 쟁취하고 위해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기능적인 역할을 넘어, 작품의 중심에서 서사를 쌓아나간 것이 ‘친애하는 X’가 시청자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준 이유였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던 백아진이 숨겨둔 섬뜩함을 드러낸 강렬한 순간부터 톱스타가 되며 변모하는 과정까지. 이를 연기한 김유정의 강렬한 면모에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도 쏟아졌다. 욕망과 독기 가득한 팜므파탈이자 입체적인 백아진의 활약이 ‘친애하는 X’의 인기 원동력이 됐었다.


그 바통은 배우 박민영이 이어받는다.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의 보험사기 용의자 한설아와 그 주변의 죽음을 의심하며 파헤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tvN 새 월화드라마 ‘세이렌’에서 박민영이 비밀스러운 미술품 경매사이자 보험사기 용의자 한설아를 연기한다.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치명적인 장르는 처음”이라고 표현할 만큼 ‘강렬한’ 활약을 예고한 박민영은 보험사기특별조사팀의 특급 에이스이자 한설아의 진실을 좇는 차우석(위하준 분), IT 기업 CEO이자 베일에 싸여있는 신흥 재력가 백준범(김정현 분) 사이를 오갈 예정이다.


‘세이렌’은 ‘유혹으로 파멸을 부르는 여성’을 뜻하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로 죽음과 사랑 사이, 박민영이 어떤 ‘위험한’ 줄다리기로 긴장감을 조성할지가 관건이 될 작품이다.


올해 공개 예정인 디즈니+(Disney+) ‘현혹’에서는 배우 수지가 팜므파탈 캐릭터로 변신한다. 1935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 에서 수지는 반세기가 넘도록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아 의혹과 소문이 가득한 매혹적인 여인 송정화를 연기한다. 그의 초상화를 의뢰받은 화가 윤이호가 그의 신비로운 비밀에 다가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물론 팜므파탈 캐릭터는 그간 영화, 드라마에 꾸준히 등장했다. 남성을 파멸적인 상황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여자를 뜻하는 말로, 대표적인 캐릭터가 배우 김혜수가 연기한 2006년 영화 ‘타짜’의 정마담이다.


그러나 주변부에서 임팩트를 선사하는 역할을 넘어, 팜므파탈 캐릭터가 작품의 주인공이 돼 선사하는 흥미는 남다르다. ‘친애하는 X’의 경우, 백아진은 남성 캐릭터들 사이. 로맨스의 설렘을 오가는 것은 물론 스릴러의 재미까지 선사하며 ‘복합장르’의 재미를 보여줬었다.


이 작품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백아진의 변천사를 흡입력 있게 표현해 낸 김유정은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특히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이 연출해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었다.


방송을 앞둔 세이렌’ 역시 ‘마더’, ‘악의 꽃’, ‘셀러브리티’, ‘라이딩 인생’ 등 다양한 장르물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이, ‘현혹’은 영화 ‘관상’, ‘더 킹’,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아, 완성도 높으면서도 개성 강한 작품을 기대케 한다.


‘강렬한’ 서사로 시청자들을 매혹하는 특유의 방식이 입소문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백아진이 아버지를 살해한 후 포효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회자되며 입소문의 발판이 된 것이 그 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렬한 명장면이 쇼츠 영상으로 재생산이 되기도 하지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는 작품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신선한 재미를 선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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