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말레이시아 공연 계기로 온라인 설전 확산…“케이팝 글로벌 확장 속 문화 충돌 관리 필요”
케이팝(K-POP)이 전 세계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한국과 해외 팬덤 간 갈등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밴드 데이식스(DAY6) 공연을 계기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팬들 사이 설전이 벌어지며 글로벌 팬덤 문화의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X에서 일부 동남아 케이팝 팬들이 해당 사진을 올리며 한국 팬들과의 갈등을 유발했다. ⓒX
4일 엑스(X, 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데이식스 공연을 둘러싼 논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연 현장에서 일부 한국 팬이 반입 제한된 장비로 촬영을 시도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현지 팬들과 마찰이 발생했고, 이후 관련 영상과 게시물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논쟁은 곧 한국과 동남아시아 팬덤 간 감정 대립으로 번졌다. 외모 비교는 물론 상대 국가 팬덤을 향한 조롱과 비하 표현이 등장하면서 논쟁은 단순한 팬덤 갈등을 넘어 인종과 문화 문제까지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팬덤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 동남아 팬덤에서는 케이팝 스타들의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이 피부색을 지나치게 밝게 표현한다며 ‘화이트워싱’ 논쟁을 제기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 팬덤과 온라인 설전이 벌어지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다만 최근 들어 이러한 갈등이 더욱 수면 위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케이팝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팬덤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이 케이팝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면서 팬덤 역시 다양한 문화권이 뒤섞이는 구조가 됐다”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인식 차이가 충돌하면서 갈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에서 특정 사건이 국가 단위 갈등으로 일반화되는 현상을 우려했다. 김 평론가는 “일부 사례를 두고 특정 국가 팬덤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극단적인 사례가 전체 팬덤 문화로 일반화되면서 갈등이 더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츠투하츠 인도네시아 출신 멤버 카르멘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동남아시아는 특히 케이팝 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인구 규모가 크고 젊은 층 비율이 높은 데다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활발해 케이팝 글로벌 확산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 출신인 블랙핑크 리사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면서 동남아 팬덤의 규모와 영향력도 크게 확대됐다.
이후 국내 기획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동남아 출신 멤버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 케이팝 그룹의 구성 역시 점차 다국적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인도네시아 태생 카르멘 등 동남아 출신 멤버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팬덤 구성 역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케이팝 팬덤 간의 감정 싸움은 단순한 온라인 설전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과 문화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 동남아시아는 케이팝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K-콘텐츠의 주요 시장이다. 한국과 비교해 많은 인구과 젊은 층의 비중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팬덤 내의 국지적 마찰이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비화해 ‘K-브랜드’ 전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번질 경우, 공들여 쌓아온 한류의 영향력이 뿌리째 흔들리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인들의 주요 관광지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관광의 질과 관광객의 안전까지 연결될 수 있다.
김 평론가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한류 확산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지역”이라며 “팬덤 갈등이 국가 단위의 감정 대립으로 고착화될 경우 실질적인 콘텐츠 소비와 교류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단순히 공연 수익을 올리는 것을 넘어 국가별 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한 세밀한 팬 커뮤니티 관리와 자정 노력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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