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바이오] 오스코텍 R&D 설계자 윤태영…지배구조 안개 걷어낼 '파이프라인의 힘'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3.09 06:00  수정 2026.03.09 06:00

R&D 설계자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

항암제 넘어 알츠하이머로 영역 확장

김정근 고문 별세에 예고된 지배구조 변화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 ⓒ오스코텍

설계자.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구성하는 사람을 뜻한다. 건축물을 지을 때도 수백·수천개의 부품이 맞물리는 기계를 만들 때도 설계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이라는 후보물질을 바탕으로 ‘돈 버는 신약’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 리더에게 업계는 설계자라는 호칭을 붙이고는 한다.


최근 국내 바이오텍 중에서 뚜렷한 실적 반등을 써 내려가는 기업이 있다. 윤태영 대표가 각자 대표로 있는 오스코텍이다. 렉라자의 상업화 완성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윤 대표는 연구자를 넘어, 자본 시장과 R&D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내는 전략적 설계자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주 별세에 ‘새 국면’…윤태영 대표의 해답은 ‘R&D’

지난해 가시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한 오스코텍은 현재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1호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개발을 이끈 고(故) 김정근 고문이 지난달 4일 별세하면서다.


창업주 유고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R&D 부문을 총괄해 온 윤태영 대표의 어깨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경영 실무를 맡은 이상현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흔들리는 지배구조 속에서 기업의 본질인 ‘기술력’을 사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윤태영 대표가 2020년 오스코텍에 합류했을 당시 레이저티닙은 이미 유한양행과 얀센에 기술이전된 상태였으나, 글로벌 임상 3상과 FDA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은 여전히 험난했다. 예일대 화학 박사 출신으로 노바티스와 동아ST를 거친 윤 대표는 오스코텍 합류 직후 레이저티닙을 포함한 파이프라인의 데이터 해석과 전략 재정렬에 힘을 쏟았고, 회사의 초점 또한 ‘포스트 레이저티닙’ 후보로 옮겨갔다.


윤 대표의 지휘 아래 오스코텍의 다음 시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향해 있다. 오스코텍은 현재 시장의 주류인 아밀로이드 베타 대신 타우(Tau) 단백질을 조준하고 있다. 현재 아델과 공동 개발 중인 ‘아델-YO1’은 현재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노피와 최대 10억4000만 달러 규모의 아델-Y01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윤 대표의 R&D 설계는 5년이 지난 2025년 실적으로 증명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오스코텍 매출은 998억원,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렉라자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 수익에 더해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아델-Y01’의 사노피 기술수출 선급금이 반영되면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성과와는 별개로 창업주의 별세는 오스코텍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12.45% 달하는 창업주의 지분 상속 문제와 그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떠오르면서다. 창업주 김정근 고문의 아들인 김성연 제노스코 매니저가 상속세 문제로 오스코텍과 자회사인 제노스코 지분을 매도할 경우 오스코텍의 2대주주인 이기윤 지케이에셋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지배구조의 변동은 기존 경영체제를 뒤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윤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분명하다. 경영의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결국 ‘압도적인 R&D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그는 R&D 효율을 극대화해 오스코텍을 상업적 영속성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개조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윤태영 대표는 지난 1월 열린 ‘2026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술이전 수익으로 R&D 투자를 과거 3개년 대비 2배 이상의 늘리고, 인력도 1.5배 이상 확장해 연구 속도와 생산성을 동시 강화할 것”이라며 “내성 극복과 안전성 강화를 위해 차세대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온콜로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변화라는 불확실성의 안개를 뚫고 ‘설계자’ 윤 대표가 그린 R&D 도면이 흔들림 없이 오스코텍의 미래로 구현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넘어 향후 윤 대표가 보여줄 파이프라인 데이터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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