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 수주 잔고만 3500억…동아쏘시오그룹 '핵심' 부상 에스티팜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3.17 14:50  수정 2026.03.17 14:55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897억 계약

초기 임상 선점으로 상업화 물량도 '락인'

CDMO 현금 흐름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에스티팜 반월 ⓒ에스티팜

동아쏘시오그룹의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기업 에스티팜이 차세대 RNA 치료제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그룹 내 핵심 성장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파트너사와 초기 임상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구축한 협력 관계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유럽 소재 제약사와 897억원 규모의 ‘올리고 핵산 치료제’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에스티팜이 체결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결 매출의 32.8%에 해당한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에스티팜의 올리고 부문 잔고는 3560억원, 총 잔고는 4635억원을 돌파했다.


올리고 핵산 치료제란 DNA·RNA의 구성 성분인 핵산을 짧게 합성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주선분으로 하는 차세대 약물이다. 기존 단백질 기반 의약품이나 저분자 화합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유전적 결함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제3의 치료 플랫폼’으로 꼽힌다.


올리고 핵산 치료제는 제조사 변경 시 불순물 프로파일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까다로워 임상 단계에서 한 번 계약을 맺으면 상업화 이후에도 파트너십이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다.


초기 임상 계약이 미래 상업화 물량을 선점하는 ‘락인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 약 1500건에 달하는 글로벌 올리고 핵산 치료제 프로젝트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프로젝트는 약 400건으로, 에스티팜은 이를 정조준해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투트랙’ 전략도 대규모 수주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기존 생산공장 제1올리고동이 대형 라인 위주로 구성돼 임상 후기나 상업화 단계의 대량 생산에 집중했다면, 제2올리고동은 소·중형 라인을 배치해 초기 임상 단계의 신규 프로젝트를 공략하는 것이다.


라인업 다변화를 통한 수주 저변 확대는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에스티팜의 매출은 3316억원, 영업이익은 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1%, 98.9%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0.1%에서 16.6%로 급등했다. 고마진 사업인 올리고 매출 비중이 88%에 육박했던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20.5%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유전자 치료제가 희귀질환을 넘어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함에 따라 에스티팜의 수혜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업화 물량이 늘어나면서 과거 특정 분기에 집중됐던 계절성 매출 편차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임상 초기 물량부터 상업화 생산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경험은 단기간에 구축하기 힘든 에스티팜 만의 경쟁력”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CDMO 현금 흐름은 신약 개발이라는 추가 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이즈 치료제 ‘STP-0404’는 20년 만의 신기전 약물로 기대를 모으며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톱라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성과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로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려있다.


에스티팜은 단순한 실적 성장을 넘어, 올해를 기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는 ‘J 커브’ 곡선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티팜의 주요 고객사들이 잇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객사로 추정되는) 아이오니스의 ‘올레자르센’이 고중성지방혈증 적응증을 추가하며 올해 6월 30일 FDA 시판 허가 획득이 예상된다”며 “상업화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초기 개발 단계의 고객들이 (에스티팜에)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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