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수사’ 내세운 금감원 특사경…내부에서도 과부하 우려 솔솔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3.17 15:42  수정 2026.03.17 15:43

증선위·검찰 절차 생략…수사심의위만 거치면 즉시 수사 전환

“권한보다 책임 커진다”…금감원 내부서 책임 부담 지적

현장수사까지 확대 검토…인력·전국 조직 한계에 실효성 논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며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실효성과 조직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특사경 집무규칙 개정안’을 규정변경 예고하고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고기간은 오는 26일까지이며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증권선물위원회 고발이나 검찰 배정 절차 없이 특사경이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금융위·금감원 조사 결과가 증선위 고발 또는 통보를 거쳐 검찰로 넘어간 뒤 검찰이 다시 특사경에 사건을 배정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만 거치면 조사 사건을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절차 단축을 통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에 대해 기대보다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특사경 권한 확대는 위에서 강하게 추진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장에서는 필요성과 별개로 실제 수행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검사·감독 중심 조직인 금감원이 보이스피싱 등 현장 수사 성격 업무까지 맡게 될 경우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권한이 확대되면 책임도 함께 커지는데 조직과 인력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조직 구조상 한계도 거론된다. 금감원은 경찰과 달리 전국 단위 수사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아 현장 대응 역량에 제약이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사경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은 것은 최근 1년 사이의 일”이라며 “그동안 금융위 통제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수사 기능 확대와 직접 연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권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자율성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권한이 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금융위 통제 하에 있는 구조”라며 “결국 책임만 커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