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찰제 허점 노린 담합…공정위, 과징금 3억 부과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3.18 12:00  수정 2026.03.18 12:01

260건 담합…평균 계약금액 4628만원

낙찰 예정자 등 사전 합의…가격 경쟁 무력화

학교주관 입찰제도 악용…저가투찰 역이용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광주 지역 교복업체들의 입찰 담합이 대거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등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학교주관 교복구매 입찰제도’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광주 지역 27개 교복 판매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억2100만원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7개 교복판매 사업자들은 투찰일 기준 2020년 11월 1일부터 2023년 2월 21일까지 총 260건의 학교주관 교복구매 입찰에 참가하면서, 입찰별로 2개 업체에서 많게는 7개 업체까지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결정,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다.


조사 결과, 특정 입찰에 관심있는 사업자들은 사전에 낙찰 예정자를 합의하고 들러리 입찰 의사가 있는 1~6개 업체들이 합의된 낙찰 예정자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거나 규격심사 서류를 부실하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낙찰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방식으로 27개 교복 판매 사업자들은 2021~2023학년도 교복구매 입찰기간 동안 각각 최대 34건, 평균적으로 16.6건의 중·고교 교복구매 입찰에서 담합했다.


그 결과 담합을 실행한 총 260건의 입찰 중 226건의 입찰에서 이들이 합의한 대로 낙찰자가 결정됐고, 27개 교복 판매 사업자들은 각각 최대 12건, 평균 5.9건을 담합을 통해 낙찰받았다. 평균 계약금액은 4628만9653원이다.


담합행위가 있었던 260건 중 226건을 제외한 나머지 입찰 34건의 경우 담합에 가담하지 않은 제3자가 더 낮은 가격으로 투찰해 낙찰받은 경우가 32건, 들러리 업체가 낙찰받은 경우가 2건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담합 행위에는 학교주관 교복구매 입찰제도가 역으로 이용됐다.


2015학년도부터 시행된 학교주관 교복구매 입찰제도에 따르면 개별 학교가 경쟁입찰을 통해 규격(품질) 심사를 통과한 교복 판매 사업자 중 가장 낮은 교복(1벌)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이후 신청 학생 수에 맞춰 구매수량을 납품받는다.


광주 지역 교복판매 사업자는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입찰을 위한 교복설명회에서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각 사업자가 어떤 학교를 낙찰받기 원하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또 2021년에는 광주 지역 교복업체 중 그동안 저가투찰로 보다 많은 학교에 교복을 납품한 사례도 있었다.


한편, 공정위는 2010년 이후 서울·경기·대구 등 전국적으로 총 47건의 교복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해 왔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본부 및 5개 지방사무소가 4개 교복 제조사와 전국 40개 내외 대리점을 대상으로 담합 조사를 개시했다.


공정위는 “교복 담합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며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을 대폭 상향하고 반복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가중을 강화하는 내용의 과징금 고시 개정작업과 과징금 상한을 높이는 법 개정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도 크게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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