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시설원예 현장 “AI, 이제 생존 필수”
목장·온실서 체감하는 AI 농업 효과
“데이터 연동·표준화, AX플랫폼에 기대”
더아이엠씨가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실증 중인 온실에서는 딸기·오이 등 작물의 생육 환경 전반이 AI로 자동 제어된다. ⓒ더아이엠씨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사람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I 투자와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어요. 빨리 올라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축산업도, 시설원예도 다르지 않다. 농가 인구는 2000년 403만 명에서 2023년 209만 명으로 줄었고, 고령화와 인력 부족, 이상기후, 원자재값 급등까지 겹치면서 농업 경영의 여건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현장 농업인들에게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밀키웨이 목장에 설치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하는 CCTV 기반 AI 영상 분석 시스템 화면.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센서·CCTV·GPS까지…소 125마리 건강 데이터 AI가 실시간 분석
19년째 낙농업을 이어오고 있는 최홍준 밀키웨이 목장 대표는 7~8년 전부터 ICT 장비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소 개체마다 센서를 달아 체온·활동량·반추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자동 착유기와 송아지 자동 포유기까지 갖췄다. 현재 농가에 가장 많이 보급된 1세대 스마트팜 수준이다. 최 대표는 ICT 장비 도입 이후 같은 인력으로도 효율과 수익률이 체감상 30% 안팎은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 대표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CCTV 기반 AI 영상 분석 시스템 연구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축사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소의 활동량·섭취량·행동 패턴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건강 이상이나 발정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는 방식이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지만, 25cm 단위까지 감지 가능한 GPS를 개체에 부착해 움직임을 정밀 추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다 보니 다들 꺼려하는 게 있지만, 데이터를 공개하고 함께 연구하는 게 결국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사료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챗GPT에 원료 목록과 목장 목표치를 입력해 배합비를 짜봤다. 그 배합비를 적용하자 유량이 약 10% 올랐고, 이후 타 기업 정식 컨설팅을 의뢰했을 때 전문가들이 제시한 결과물과 사실상 같았다고 했다.
아픈 소가 생기면 분만 이력·나이·증상·체온 등을 입력해 의심 질환을 좁혀가는 방식으로도 쓴다.
최 대표는 수의사 호출 빈도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고, 건강 상태는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데이터 연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그는 개체 관리 프로그램과 착유기 시스템을 직접 연동해 데이터를 한곳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이는 직접 부딪혀가며 세팅한 결과다.
최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 각 장비 간 데이터 연동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농가마다 따로 세팅할 필요 없이 데이터를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그게 현장 생산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가 자라고 있는 온실 모습. ⓒ더아이엠씨
경락 가격 보고 온도 조절해 출하 시기 맞추고…“데이터 표준화되면 효율 달라질 것”
더아이엠씨가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실증 중인 온실에서는 딸기·오이 등 작물의 생육 환경 전반이 AI로 자동 제어된다. 온도·습도·CO₂·보광등·커튼·난방까지 AI가 작물별 최적 조건을 유지하고, 레일 위를 이동하는 생육 관제 로봇이 병해충 감염 여부와 꽃·열매 수, 성숙도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성영주 더아이엠씨 본부장이 AI 농업의 핵심으로 꼽는 건 '예측 가능성'이다.
노지 재배에서는 기후 변수로 수확량이 들쑥날쑥하지만, 스마트팜에서는 심은 만큼 거두는 일정한 생산이 가능하다. 그는 이 예측 가능성을 출하 시기 조절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락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되면 온도를 높여 성숙을 앞당기고, 출하 물량이 많은 시기에는 온도를 낮춰 발육을 늦추는 방식이다.
성 본부장은 “수급 상황에 맞게 생육 환경을 제어해 출하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 단순 자동화와 AI 농업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측면의 변화도 크다. 관리·감시·환경제어를 AI가 담당하면서 한 명이 여러 동의 온실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성 본부장은 “200~300평 규모 온실 세 동 정도를 혼자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수확이나 농약 살포처럼 사람 손이 꼭 필요한 작업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상시 관리 인력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가 농업AX플랫폼에 대해서도 기대를 내비쳤다.
현재 상주 혁신밸리 실증 온실에는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쓰는 제어기가 세 개 있다. 창문 하나를 여닫는 단순한 명령을 내리는 데도 제어기 세 곳에 각각 따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 구조다.
성 본부장은 “AX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수집한 데이터를 별도로 가공하지 않고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데이터 활용과 제어 측면에서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업기술진흥원 협찬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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