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변호사회, 소년범죄 대책 마련 토론회 개최
SPO 1명당 10~13개 학교 관리…실효성 등 지적
품행장애 아동·청소년 평균 2.45개 정신과적 문제
"소년범죄 문제 특정 기관 하나만으로 해결 안 돼"
한국여성변호사회는 20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 시행보다 시급한 소년범죄 종합대책 마련 위한 제언' 토론회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방안에 대한 국민적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소년범죄 예방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School Police Officer) 확대와 트라우마 중심 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 확충이 필요하단 제언이 나왔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20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 시행보다 시급한 소년범죄 종합대책 마련 위한 제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학교전담경찰관과 소년범 국선보조인, 보호시설 관계자, 심리치료 전문가, 교수, 변호사 등 소년사법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소년범죄 재범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수사단계에서 경찰의 소년범죄 대응이 중요하단 의견이 나왔다. 모든 사안을 동일한 형사 처벌로 처리하기보다 경찰이 현장에서 교육·훈방 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재량권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이를 위해 SPO 인력을 늘려야 한단 제언도 나왔다. SPO는 2012년 동입된 제도로 특정학교들을 전담하며 학생들의 안전과 선도를 책임지는 경찰이다. 현재 SPO 1명당 10~13개의 학교를 관리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관리의 한계가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백형 경감(동작경찰서 SPO 팀장)은 "전국에 1127명의 SPO가 1만3000여개 초·중·고등학교를 담당하고 있다"며 "교사 한 명이 30명도 지금 감당이 안 될 정도인데, 경찰 혼자서 지금 8820명을 담당하는게 말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한만희 변호사(법무법인 사계)는 "지금 입장에서 나아졌으면 하는 것은 1호 처분의 다양성"이라며 "SPO에 많이 위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경찰을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경찰을 알고 있는 게 인생에 있어 든든한 지원자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관점에서 품행장애 아동·청소년의 경우 강압적 체벌이나 구금 등이 효과가 크지 않은 만큼 단순히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의견도 나왔다.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단 지적이다.
품행장애 아동·청소년이 평균적으로 2.45개의 정신과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소년범죄 재범을 막기 위해 치료적 위탁이 종료된 후에도 지역사회 자원과 연개해 지속적인 치료와 서비스를 받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단 제언도 나왔다.
정동선 W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위탁기관은 민간기관을 이용하되, 적극적인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품행장애 소년과 가족들을 위한 맞춤식의 적절한 치료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기관에선 품행장애 아동들에 맞는 트라우마 중심, 가족중심의 적절한 치료 피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가를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윤정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 시행보다 시급한 소년범죄 종합대책 마련 위한 제언'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소년범죄 재발방지를 위해 강력한 보호처분과 함께 돌봄·교육이 중요하단 의견도 제시됐다. 법 개정 뿐 아니라 ▲범죄 유입에 대한 조기 개입 ▲보호처분의 실효성 강화 ▲회복적 교육 프로그램 확대 ▲교육부의 적즉적 참여 ▲장기적 회복 교육기관 확충 ▲피해자 지원 강화 ▲재범벙자 중심 정책 평가 ▲자립과 사회복귀를 위한 사후관리 등 종합대책을 강구해야 한단 지적이다.
명성진 세상을 품은 아이들 대표는 "소년범죄 문제는 특정 기관 하나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사법기관, 학교, 지역사회, 보호시설, 대안교육기관, 정신건강 체계, 민간단체가 서로 연결돼야 하는데 결국 소년범죄 대응은 범죄를 막는 정책이 아니라 한 사람이 이질적인 세계 속에서 다시 시민으로 서도록 돕는 사회 전체의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만 14세 미만은 형법에 따라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최근 소년범죄가 증가하고 죄질도 악화한 점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1세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결론을 두 달 후에 내자며 공론화를 주문했다. 이후 성평등가족부는 해당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허윤정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소년범죄 문제는 단순히 처벌 연령을 한 살 낮추는 숫자의 조정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인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며 "소년법 제 1조가 명시하듯, 소년사법의 근본이념은 처벌이 아니라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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