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부문, 1년 만에 임원 25인 체제로 확대
엔비디아·MS 등 빅테크 직접 접촉…의사결정 관여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부문 사장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AI Infra(인공지능 인프라)' 조직이 출범 이후 빠르게 전사 전략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점을 맡는 채널로 기능하며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구조다. HBM이 '맞춤형 설계' 경쟁으로 전환되면서 이 조직의 역할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부문은 2024년 출범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출범 당시 19명이던 임원 수는 현재 25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산하 인력 역시 대폭 확충되며, 단순 지원 조직을 넘어 핵심 기능을 맡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늘어난 임원진은 단순한 조직 확장이 아니라, 엔비디아·MS 등 주요 고객사별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 전선 확대' 성격이 짙다.
김주선 사장 지휘하에 있는 이 조직은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하에는 글로벌 영업을 총괄하는 'Global Sales(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 '상품기획' 등 조직이 함께 편제돼 있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영업 귀재'로 통하는 인물이다. 1991년 2월 반도체 FAB 생산팀으로 입사한 김 사장은 여러 부서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17년부터는 GSM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2021년부터는 GSM 담당과 미주법인장을 겸하며 미국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AI 인프라 부문은 전통적인 영업·마케팅 조직과는 결이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고객 대응을 담당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제품 방향과 협력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단순 수주를 넘어, 시장과 기술을 연결하는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글로벌 현장을 동행하며 주요 고객사와의 접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2026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AI 인프라 부문의 이같은 역할 강화는 HBM 시장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차세대 HBM4부터는 고객사별 요구사항이 세분화되면서, 표준 제품이 아닌 맞춤형 설계 중심의 '커스텀 HBM' 수요가 본격화된다. 이는 고객과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의미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전면에 배치해 요구사항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반영하고, 이를 개발과 양산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늘어난 임원진 역시 엔비디아, 애플, MS 등 주요 빅테크별 요구사항을 생산 라인에 실시간으로 이식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 수록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해지는데,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능력 중심의 경쟁에서 고객 맞춤형 설계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가운데, AI 인프라 부문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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