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통제vs과제] '국민성장' 청구서 받은 금융권…정부 맞춰 결과 쏟아내나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3.24 07:37  수정 2026.03.24 07:37

국민성장펀드·지역균형 보조하는 지주

전방위 공세에 자본 효율성 저하 우려

제도적 안전장치와 자율성 존중 시급

4대 금융지주는 최근 정부의 국민성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특화 펀드와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각 사

이재명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와 지역균형발전 등 정책 기조에 맞춰 주요 금융지주들이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수천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 조성과 지역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간 금융사의 자율성 침해와 자본 효율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최근 정부의 국민성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특화 펀드와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중심의 지역 발전 체계에 금융 인프라를 결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5극 3특 전략은 기존의 개별 지역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초광역 경제권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권을 통합하기 위해 세워졌다.


수도권 중심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경제권을 재구축하겠다는 목표다.


5극은 수도권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대경권(대구·경북), 중부권(충남·충북·대전·세종), 호남권(전남·광주·전북) 등 5개 초광역권을, 3특은 강원·전북·제주 등 3대 특별자치도를 의미한다.


우선 KB금융은 1조원 규모의 '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전북혁신도시의 자산운용 특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KB금융타운' 건립에 착수했다.


은행, 증권, 손보, 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인력 250여명을 상주시켜 지역 금융 허브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전주에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를 출범시켰다.


강원과 제주 등 금융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까지 지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서남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신한SOL클러스터'를 구축한다.


하나금융은 호남권 집중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광주·호남 지역 거점 기업들을 위해 1556억원 규모의 전용 금융지원안을 발표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시설 자금에 대해 최대 1.5%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등 실효성 있는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재생에너지와 국가 전략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한다.


또 전주 지역에 자산운용사 사무소와 '전북 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하고, 지역 근무 인력을 300명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민간 금융사의 자율적인 판단보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춘 보여주기식 출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금융사의 출연금으로 국가적 인프라 사업을 해결하려는 관행이 금융 산업 전체의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향후 경기 침체 시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특히 인프라 투자는 회수 기간이 길고 거시 경제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전문가는 "출연금이나 손실 리스크가 커지면 결국 대출 금리 인상이나 수수료 인상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강압적인 출연 압박보다는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책 금융 지원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협조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이에 대한 리스크는 금융사가 온전히 지는 구조"라며 "내부 우려 또한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정부 정책에 응답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이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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