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퇴직연금 ‘선관주의’ 정조준…상품 차별·방치 운용 전면 점검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3.25 14:00  수정 2026.03.25 14:00

대기업 편중 고수익 상품·‘만기재예치’ 방치 등 검사 지적사항 공개

장기 미운용 최대 30%…가입자 관리 소홀·계열사 상품 편중도 문제

실물이전 안내 미흡·불리한 연금지급 관행 개선 요구…자체점검 의무화

금융감독원은 25일 46개 퇴직연금사업자를 대상으로 준법감시 설명회를 열고 주요 검사 지적사항과 향후 점검 방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사업자의 ‘선관주의 의무’ 이행 여부를 전면 점검한다. 최근 검사에서 상품 차별 제공, 장기 미운용 방치 등 가입자 권익 침해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다.


금감원은 46개 퇴직연금사업자를 대상으로 준법감시 설명회를 열고 주요 검사 지적사항과 향후 점검 방향을 공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사업자의 자율적 내부통제 강화다. 금감원은 사업자들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뒤, 이를 토대로 업무처리 적정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금감원 검사 결과 일부 사업자는 판매 물량이 제한된 고수익 상품을 대기업 등 주요 고객에게만 우선 제공하고, 중소기업에는 소극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확정급여형(DB) 운용에서 ‘만기재예치’ 관행을 방치하며 더 높은 금리 상품이 있음에도 기존 상품을 반복 가입하도록 유도한 사례도 확인됐다.


사업자가 대체상품 제시나 비교정보 제공을 사실상 하지 않은 것이다.


상품 추천 과정의 왜곡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사업자는 계열사 상품이나 특정 금융회사 상품을 장기간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더 유리한 상품 제시 노력을 하지 않는 등 선관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관리 부실도 드러났다. 확정기여형(DC) 가입자 중 적립금을 1~2년 이상 운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방치한 비중이 약 30%에 달했지만, 적극적인 운용 권유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실물이전 제도 안내 미흡으로 불필요한 매도·재매수 비용이 발생하거나, 연금 개시 이후 지급 조건 변경을 제한하는 등 가입자에게 불리한 지급 관행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업계 전반의 내부통제 실효성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단순 권고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별 자체 점검을 의무화하고, 점검 결과를 제출받아 실제 업무처리 적정성을 사후 검증하는 구조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에서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안내한 사항에 대해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점검해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했다”며 “제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의 업무처리 적정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미흡 사항이 확인될 경우 추가 검사나 제도 개선으로 연계하는 등 감독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또 소비자 유의사항도 별도로 정리해 공개하는 등 정보 제공을 강화해,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자산으로 기능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