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 아레나, 내부 포카 교환 제지했다가 경찰 협의 후 허용…학부모 신고로 현장 혼선
케이팝(K-POP) 행사 현장에서 팬덤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려다 오히려 반발과 혼선이 커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에선 출구 통제, 무정차, 검문, 몸수색 등 고강도 통제가 적용되며 공연 자체보다 시민 불편과 과잉 대응 논란이 더 크게 회자됐다. 같은 주말 열린 아이브 팬콘서트 현장에선 포토카드 교환을 막아 경찰까지 출동했는데, 팬덤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현장 운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스타쉽
25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브 4번째 팬콘서트 '다이브 인투 아이브'(DIVE into IVE) 현장에서는 공연장 내부에서의 포토카드 교환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의 경위는 지난 22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인스파이어 측에서 팬들이 호텔 내부에서 포토카드 교환을 하지 못하게 제지해달라고 시큐리티들에게 요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반말과 고성이 오갔다. 아이브 팬덤은 어린 팬들이 많아 팬들의 부모들이 공연장에 많았고 학부모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제지하자 내부에서 교환을 해도 되는 걸로 방침이 바뀌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인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인스파이어 아레나 측이 내부에서 포토카드 교환을 하지 말고 외부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고, 어린 팬을 상대로 한 제지에 학부모가 신고하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며 "이후 현장 협의를 거쳐 내부에서도 포토카드 교환이 가능하도록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인스파이어 아레나 측은 "안전 상의 이유였다"고 입장을 전했다.
포토카드 교환과 나눔은 케이팝 팬덤 현장에선 이미 익숙한 문화다. 공연장 안팎에서 같은 멤버 포토카드를 맞바꾸거나, 직접 준비한 포토카드를 나누는 일은 응원봉·슬로건처럼 자연스러운 팬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번 아이브 팬콘서트 현장에선 이 같은 행위가 안전과 통행 문제를 이유로 일괄 제지 대상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나간 글의 반응은 대부분 자신이 겪은 피해를 풀어놓는 등 과한 통제에 비판적인 분위기와 경찰의 대처를 옹호하는 반응이다.
'포토카드 교환이 그렇게 위험한 일도 아니고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규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성인 팬들 통제하던 방식으로 어린이들을 대하다가 부모님들에게 호되게 당한 게 통쾌하다'는 등 그간 경호업체의 과한 통제에 대한 울분이 쏟아지기도 했다.
'BTS(방탄소년단)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이 열리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BTS 팬들을 포함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1일 진행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남겼다. 공연 자체는 동시 중계된 넷플릭스서 3월 넷째 주 톱 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 지표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었지만, 국내 온라인 공간에서는 무대보다 공연 전후의 강한 통제가 더 크게 소비됐다. 출구 통제와 지하철 무정차, 검문, 몸수색 등은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과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현장에서 팬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자율적으로 쓰레기 수거에 나서는 모습까지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팬덤 특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통제가 반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매 해 반복돼 왔다. 지난해 데이식스(DAY6) 4번째 팬미팅 '피어텐 : 올 마이 데이즈'(PIER 10 : All My Days) 입장 과정에서 과도한 본인 확인과 개인정보 요구로 논란이 됐다. 당시 팬들 사이에선 학생증만으로는 입장이 거부되고, 가족관계증명서·학교생활기록부·금융인증서 등 과도한 자료를 요구했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JYP는 이에 대해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및 수집 행위에 대해 사안의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관리하겠다.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티켓 환불을 보상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2023년 하이브 산하 위버스샵이 주관한 앤팀(&TEAM) 대면 팬사인회에선 여성 보안요원이 전자기기 반입 여부를 확인한다며 신체 수색을 진행해 논란이 커졌고, 이후 위버스샵은 "보안상의 이유가 있더라도 팬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공식 사과했다.
네 사례는 모두 보안과 질서 유지라는 명분 아래 팬을 먼저 잠재적 범죄자로 상정하고, 금지와 제지부터 앞세운 결과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물론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서 통제가 불가피한 건 사실이다. 다만 포카 교환 같은 일상적인 팬 문화를 무조건 막거나, 팬사인회장에서 신체 수색을 하고, 팬미팅 입장 과정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방식은 팬덤을 협조의 상대로 보기보다 관리와 단속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에 가깝다.
팬덤은 이미 단순한 소비 집단을 넘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규칙을 공유하는 참여 집단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현장 운영 방식은 여전히 막고 본다는 식의 과거 통제 방식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복되는 논란의 핵심은 팬이 많아서가 아니라, 달라진 팬덤 문화를 현장 운영 방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는 것을 소속사가 인지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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