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베테랑의 가치 커진다" 산업계 부는 시니어 바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4.03 06:00  수정 2026.04.03 06:00

LG전자, 최대 1년 재고용 도입…정년 연장 대신 '선택형' 대안

삼성·SK하이닉스는 전문가군 중심 운영, 현대차·포스코도 확산

법제화 논의보다 현장이 먼저 만든 실용 모델

ⓒ데일리안 AI 이미지

정년 65세 일괄 연장 논의가 정치권에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 대신 기업이 필요한 숙련 인력을 선별적으로 다시 고용하는 '계속고용형 재고용' 모델이다. 최근 LG전자가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자업계에서도 이 흐름이 본격 제도화 단계에 들어선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내년부터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성과 숙련 기술을 보유한 직원을 대상으로 본인 희망 여부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최대 1년간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는 사무직과 기능직 모두에 적용되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한 선별형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이를 실질적인 정년 연장이라기보다, 정년 연장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제조 대기업의 연공형 임금체계 특성상 법정 정년을 일괄적으로 늘릴 경우 인건비 부담과 승진 적체, 청년 채용 위축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정규직 신분을 그대로 연장하는 방식보다 퇴직 후 재고용 형태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미 유사한 흐름은 산업계 전반에 확산돼 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생산 안정화와 기술 전수 차원에서 숙련 인력 재고용 제도를 운영해 왔다. 전자업계에서도 삼성전자는 '삼성 명장'과 '시니어 트랙'을, SK하이닉스는 'HE(기술전문가)·마스터 제도'를 통해 핵심 전문가군을 정년 이후에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역시 특정 기술 인력 중심의 선택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LG전자와 궤를 같이한다.


결국 이번 LG전자 제도 역시 전 직군 일괄 혜택처럼 보이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재고용 기간이 최대 1년에 그치고, 적용 대상 역시 숙련 기술과 회사 필요성에 따라 좁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정년을 늘리기는 어려우니 기업들이 선택형 재고용으로 우회하는 것"이라며 "전사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기업 입장에서의 유일한 대안책"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업종별·기업별 맞춤형 계속고용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고용 연장 모델이 당분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 노사는 최근 임단협에서 이와 같은 재고용 제도 도입과 동시에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4%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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