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는 미신이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0.01.01 08:25  수정

<우호성의 사주살롱>민속학의 대상, 사람의 사주 전체를 봐야

연합뉴스가 <그(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장)는 “여자 호랑이띠는 기가 세고 팔자가 험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경인년생 여성들은 가정도 잘 꾸려가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라고 보도한 대목을 볼까요.

백 선생은 여전히 띠로 사람의 품성을 말하고 있군요.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사주팔자를 모두 보지 않은 채 일주이자(생년 간지)만 보고 그 사람이 어떠하다는 단언은 위험천만합니다. 전혀 사실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인년생 여자 중에는 기가 세고 팔자가 험한 사람도 있는가하면 기질이 아주 부드럽고 팔자가 순탄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가정을 잘 꾸려 가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가정을 파탄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 판단기준은 띠(태어난 년) 하나만이 아니라 사주 전체(생년월일시)입니다.

명색이 사주를 본다는 사람이 사주 전체를 보지 않은 채 띠(생년)만 보고서 한 사람의 인생을 논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띠는 하나의 부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년은 경인년이며, 백호랑이띠 해이며, 2010년입니다. ‘경인년’, ‘백호랑이띠’, ‘2010년’은 각기 하나의 부호입니다. 경인의 한자 ‘庚寅’에 의미를 부여하고 백호랑이띠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2010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간지로 연도를 매겨온 한국, 중국, 일본인 등 동양 사람들은 띠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숫자로 연도를 표시해온 서양사람들은 숫자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간지(干支)란 간과 지이며 간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등 10간으로 구성돼 있고, 지는 자, 축, 인,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등 12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10간과 12지를 배합하면 갑자. 을축, 병인 등 60갑자가 됩니다. 동양에서는 이 60갑자로 년, 월, 일, 시를 표시했습니다.

간지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간은 줄기이며 지는 가지라고도 하고, 줄기와 가지는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와 같다고 해서 10간12지를 10모12자라고도 하며, 간은 하늘이며 양이고 지는 땅이며 음이라고도 합니다.

10간과 12지는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여러 설이 있지만 천체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현상을 의미합니다. 곧 만물이 계절에 따라서 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런데 왜 자는 쥐, 축은 소, 인은 호랑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많은 동물 중에서 왜 히필 뱀, 원숭이, 개, 돼지 같은 동물을 갖다븥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12자는 자연현상의 흐름으로 보아야할 뿐, 12지에 동물을 갖다붙여 백호랑이띠 여자는 거세다, 경인년생 남성은 무관 공직 분야로 많이 진출한다고 보는 것은 미신입니다.

띠는 미신이지만 미신으로서 우리 생활 속에 녹아 있으므로 민속학의 대상은 됩니다. 하지만 사주학은 우주만물의 변화에 따른 인간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동물을 상징하는 띠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띠는 미신입니다. 사주팔자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글/우호성 명리학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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