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vs김광현 ´신 견우와 직녀?´
무르익은 맞대결 가능성 번번이 무산
팬 기대 저버리는 감독의 선택 ‘아쉬움’
당사자들은 만나고 싶어 하는 데 만나지 못하는 사이가 있다.
주변에서도 그들의 만남을 보고 싶다며 성화다. 하지만 정작 운명은 그들의 만남에 훼방을 놓는다.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23)과 SK 에이스 김광현(22)의 이야기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올 시즌 나란히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승을 비롯해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주요부문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비록 팀 성적은 선두와 꼴찌로 극과 극을 달리고 있지만, 많은 팬들은 올 시즌 두 투수가 이제 한번쯤 맞대결을 펼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두 선수는 아직까지 선발로서 한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 경험이 없다.
하지만 두 선수의 만남은 번번이 어긋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두 선수 모두 구위가 좋은데다 공교롭게도 등판 일정도 겹치는 날이 많아 한두 번쯤은 맞대결이 성사됐을 법도 하건만, 이상하게도 계속 만남이 어긋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모처럼 두 투수가 같은 날 선발로 예정되기도 했지만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며 또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13일부터 열린 SK와 한화의 3연전은 두 팀이 전반기 마지막으로 맞붙는 경기였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나란히 지난주 8일 함께 선발등판 한 바 있다. 류현진은 일찌감치 14일 선발등판이 예정되어있었던 만큼, 관건은 선발진 운용이 다소 유동적이었던 SK 측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성근 감독은 류현진을 피해 하루 앞선 13일 김광현을 출격시켰다.
김광현은 이날 투구밸런스가 맞지 않아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6.2이닝 간 3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이로써 12승 고지에 오르며 류현진에 한 발 앞서 다승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김광현과 류현진의 세기의 대결이 또다시 무산된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하여 "홈경기라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건바있다.
모든 면에서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다소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있는데다 인천에서의 3연전은 팬들을 위한 볼거리 면에서 두 에이스의 첫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막상 이런 상황이 되자 또다시 안전한 1승을 선택했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아쉬워하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뭐 굳이 둘을 맞대결시킬 필요가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류현진은 지난 8일 LG전에서 4일 휴식 이후 등판해 완투까지 기록한 바 있다. 보통 5일 휴식이후 등판하던 전례를 깬데다 이날이 마침 한대화 감독의 생일날이었던 만큼 한 감독이 고의로 류현진의 등판일정을 조정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필승보증수표인 에이스를 최대한 요긴하게 써먹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감독의 취향이 아니라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들의 빅 이벤트를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람을 좀 더 존중하는 게 아닐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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