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난 후 일본야구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힌 선수는 임창용(35·야쿠르트) 정도다. 지바 롯데에서 뛰던 김태균(29)은 시즌 중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국민타자´ 이승엽(35)과 ‘코리안특급 박찬호(38)도 결국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국내로 돌아왔다.
재기를 노리던 김병현(32·라쿠텐)은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무대에 얼굴조차 비추지 못했다.
김태균, 이승엽, 박찬호는 모두 다음 시즌 국내에서 뛸 것이 유력하다. ‘우리 선수’들이 고향을 찾아온다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돌아온 선수들을 단순히 과거의 ‘이름값’만으로 특별대우를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한국 선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90년대 중반부터 한국 선수들의 해외진출 붐이 일면서 국내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성적을 올린 선수들은 저마다 한번쯤 일본무대의 문을 노크했지만, 정작 성공사례는 선동열(주니치)와 임창용 등 몇 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종범, 이병규, 정민태, 정민철 등 한국야구에서 최고수준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일본무대에 진출, 오히려 선수로서의 커리어만 깎아먹고 쓸쓸하게 돌아왔다. 이승엽은 한때 최고연봉 선수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잘한 시즌보다 그렇지 못한 시즌이 더 길었다.
일각에서는 일부 선수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해봐야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이대호(롯데)나 올 시즌 투수 4관왕에 빛나는 윤석민(KIA)은 이미 일본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스타들이다. 국내 구단과 ‘머니 게임’의 차원이 다른 파격적인 대우와 좋은 환경은 국내 야구스타들이 한번쯤 해외진출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이 국내와 다른 ‘용병’으로서의 해외진출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목표의식 없이 섣부르게 해외로 진출했다가 상처만 입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해외에 진출해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음에도 국내로 복귀할 때는 ‘자존심’을 내세워 은근히 특급대우를 기대하는 행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야구인은 “솔직히 외국에서 성공해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실패해서 다시 쫓겨오는 것이나 다름없는데도, 국내에 돌아올 때는 과거 이름값을 앞세워 무조건 최고대우만을 바라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해외구단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사례가 아닐뿐더러, FA를 앞둔 선수들에게는 ‘실패하더라도 외국에 한번 나갔다오면 쉽게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안이한 인식을 심어주기 쉽다”고 지적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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