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왕 롯데 김주찬 ‘이택근 50억급’ 잭팟?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1.13 08:56  수정

짠물구단 롯데서 매년 꾸준한 연봉상승

협상왕 기질 발휘, 역대급 대박 터질까

'협상왕' 김주찬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롯데 외야수 김주찬(31)은 자신의 진가(?)를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스토브리그에서도 발휘한다. 그는 ‘협상왕’이라는 별명답게 연봉협상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발휘하곤 한다.

그동안 롯데는 연봉을 짜게 책정하는 대표적인 팀답게 매년 협상에서 고성이 오가는가 하면 심지어 팀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는 선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연봉이 잔뜩 움츠려들었던 지난 2010년, 선수 대부분의 연봉이 동결 내지 소폭 인상에 머문 가운데 이대호 역시 8% 인상률에 그쳤고, 이정훈은 아예 연봉조정신청까지 가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김주찬은 프런트와의 길고 긴 협상을 벌여 43% 인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사실 김주찬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그는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방망이에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다. 수비 역시 평균 이하지만 빠른 발로 단점을 커버한다. 종종 ‘본헤드 플레이’를 선보여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성적 역시 들쭉날쭉하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2007년 113경기에 출전한 김주찬은 타율 0.261 22도루에 그쳤지만 이듬해 타율 0.313 32도루로 급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홈런은 1개에 불과했고, 선두 타자치고는 출루율이 너무 낮았다. 특히나 9개의 실책은 당시 외야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었다.

김주찬은 그해 연봉협상에서 3할 타율과 3루타 부문 1위(7개)에 오른 점, 팀을 포스트시즌에 이끈 공로를 내세워 100%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 측이 52%를 고수하며 지루한 줄다리기 싸움이 펼쳐졌다. 결국 재계약 기간 만료일을 넘긴 2월에 가서야 60% 인상을 이끌어내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손등 부상 등으로 86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007시즌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넘지 못했고 이전해 65차례나 훔쳤던 도루도 25개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롯데는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랐고, 모처럼 돈을 풀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김주찬 역시 부상투혼을 펼친 점 등 특유의 협상기질을 발휘해 1억 7000만원이던 연봉을 2억 7000만원(59% 인상)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제 김주찬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려 다가올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주찬의 모범답안은 역시 넥센의 이택근이다. 이택근의 지난해 연봉은 올 시즌 김주찬과 같은 2억 7000만원으로 고액 연봉의 출발선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물론 결과는 역대 두 번째 FA 최고액인 4년간 50억원이었다.

두 선수의 스타일 상당히 닮았다는 점도 김주찬의 FA 대박을 예상케 한다. 이택근은 커리어 하이였던 2009년 타율 0.311 15홈런 43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LG가 이택근의 현금트레이드를 추진한 이유도 타율 3할-두 자리 수 홈런-30도루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김주찬은 이택근에 비해 장타력이 부족하지만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빠른 발을 지녔다. 풀타임을 부상 없이 치른다는 가정 하에 김주찬의 기대수치는 3할 타율-40도루-90득점이다. 이는 리그 톱타자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병역 의무 마친 2007시즌 후 김주찬 성적.

반면, 삼성 박한이는 김주찬이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선수다. 박한이 역시 2009년 2억 7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이듬해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 박한이는 3할 타율이 가능한 좌타 외야수라는 평가와 함께 준척급으로 분류됐지만 대박을 터뜨리지 못했다.

톱타자로 쓰기 애매한 데다 장타와 도루 능력이 하강곡선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다른 구단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박한이는 2년간 총액 10억원의 평가 절하된 조건에 삼성에 남았다.

따라서 김주찬은 자신의 특화된 능력을 더욱 살릴 필요성이 있다. 그리 좋지 못한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어내기보다 하나라도 더 안타를 때려내는 적극성이 요구된다. 또한 2루에서 3루 도루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준족으로 도루왕 타이틀에 다시 도전하는 것도 김주찬의 올 시즌 숙제다. 물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뛰는 것은 FA 대박을 위한 첫 번째 전제조건이다.

김주찬은 이대호조차 넘을 수 없었던 롯데 프런트와의 협상에서 매년 연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느새 고액 연봉자 반열에 오른 그가 올 시즌 제대로 된 활약과 함께 ‘협상왕’ 기질을 발휘, FA 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관련기사]

☞ 야신 밟는 양승호 vs 로이스터 재연 이만수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