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한국' 우즈벡 2군의 타오르는 승리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2.09.12 14:38  수정

[우즈벡전]체력 떨어진 한국 상대 맞춤형 전술

주전 이탈로 허슬플레이·조직력 극대화

이근호(오른쪽)는 우즈벡 수비진이 휘두른 팔꿈치에 맞아 앞니를 크게 다쳤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정신력과 승부욕에서 앞선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이 결국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타슈켄트 센트럴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라운드 우즈벡과의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3분 기성용 자책골로 흔들린 한국은 전반 43분 세트플레이 상황서 곽태휘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엔 흐름을 탄 이동국이 12분 만에 역전골을 신고했지만 2분 뒤 투르수노프에게 헤딩골을 허용하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2승1무(승점7)로 조 선두를 유지했지만, 이날 승점3을 올려 본선행 티켓에 대한 부담감을 일찌감치 벗어던지겠다는 계획은 다소 틀어졌다. 우즈벡은 2무1패(승점2)로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희망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한국전에 대한 준비만큼은 철저했다. 지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맞춤형 전술을 펼친 것.

K리그 국내파 태극전사들은 스플릿 도입으로 팀당 경기수가 30경기서 44경기로 늘어났다. 이미 종전 한 시즌 총경기수(30게임)를 모두 소화한 K리그 선수들은 체력부침이 역력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젊은 해외파도 지구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우즈벡은 이런 한국을 상대로 경기 시작부터 강한 몸싸움을 걸어왔다. 특히, 교묘한 허슬 플레이가 도드라졌다. 기술이 뛰어난 하대성에게 위협적인 태클을 시도하는 등 매우 거칠게 나왔다. ‘이탈리아 전략 빙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의도적인 팔꿈치 공격도 이어졌다. 이근호는 카파제가 휘두른 팔꿈치에 맞아 앞니를 크게 다쳤다. 지혈이 되지 않아 세어 나오는 핏덩이를 억지로 삼키며 달려봤지만 무리였다. 결국 움직일 때마다 통증과 함께 불편함을 호소한 끝에 치료가 먼저라는 의료진 지시가 내려져 교체 아웃됐다.

한국 수비진에게 팔꿈치 공포심을 심어준 우즈벡은 코너킥 상황에서 효과를 봤다. 니어포스트에 바짝 붙이는 세트플레이로 2골이나 넣었다.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 토티의 짧은 코너킥-비에리 헤딩 선제골을 연상케 하는 정교한 전술이었다.

우즈백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과거의 우즈벡이 아니었다. 공수의 핵 오딜 아흐메도프가 부상으로 결장해 한국 허리진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용은 대접전이었다. 우즈벡 조직력은 균열을 찾기 어려웠고 K리그를 경험한 제파로프-카파제 콤비의 위력도 아시아 최정상급다웠다는 평가다.

우즈벡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부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지난 2월 29일 도요타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원정경기 완승이 발단이다.

당시 일본은 혼다 케이스케를 제외한 유럽파 최정예로 우즈벡전에 나섰다.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나가토모 유토, 하세베 마코토, 가와시마 에이지 등이 선발로 출전했다. 반면, 우즈벡은 제파로프를 비롯해 주전 8명이 무더기로 결장, 패배가 당연시됐다. 그러나 결과는 우즈벡의 1-0 승.

일본과의 경기가 있기 4일 전 우즈벡은 한국 전주월드컵경기장서 똑같은 멤버로 나서 한국에 2-4로 대패했다. 당시 이동국이 2골을 넣는 등 최강희호 출범 첫 평가전은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우즈벡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조직력 극대화에 공들인 결과다. 후보군으로 꾸준히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았다. 우즈벡 2군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이름값만 뒤질 뿐 승리욕은 오히려 앞서 있었다.

막심 샤츠키흐, 게인리흐 등에 가려 ‘10년 넘게 대표팀 언성 히어로’에 노장 울루그벡 바카예프(분요드코르)의 부활은 놀라웠다. 바카예프는 한국전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게인리히 대신 선발로 출장해 강력한 피지컬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반면 최강희호는 체력저하와 함께 선수들의 정신력 역시 한 수 아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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