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0회말 상대 포수 양의지의 3루 악송구로 결승점을 뽑으며 두산에 4-3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가을잔치 악몽을 털어내고 정규시즌 2위 SK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1차전은 오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승리한 것은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무려 13년만이다. 당시 롯데는 삼성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3패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롯데의 역대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이 그때다. 하지만 한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1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롯데 야구에 가을잔치는 곧 ‘눈물의 역사’였다.
2000년 플레이오프 삼성전 패배를 끝으로 이후 7년 동안은 아예 가을잔치에도 나가지 못하며 암흑기에 빠졌다. 2008년부터 다시 가을무대에 복귀하며 올해까지 5년 연속 PS진출로 구단 신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단기전에서는 번번이 들러리에 그쳤다.
2008년 준PO에서 삼성에 3전 전패. 2009년 준PO 두산에 1승3패. 2010년 두산에 2승3패로 무너졌다. 정규시즌 역대 최고성적인 2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도 PO에서 SK에 2승3패로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부터 13년간 6차례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전적에서 전패, 특히 홈구장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며 극심한 단기전 울렁증에 시달렸다.
올해도 준PO를 앞두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한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렸던 순위는 4위까지 추락했다. 준PO로 밀려난 데다 홈 어드밴티지까지 상실한 롯데는 하필 올 시즌 상대전적(8승1무10패) 열세와 역대 3번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가을 천적’ 두산과 맞닥뜨리게 됐다.
롯데는 원정으로 치른 잠실 1,2차전에서 연이틀 역전승, 기분 좋게 시리즈를 출발했다. 하지만 정작 홈구장 사직으로 건너와 치른 3차전서 또 패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롯데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리드를 잡고 두산에 역스윕을 당했던 아픈 전례가 있었다.
4차전에서 8회까지 두산의 저력에 눌려 0-3까지 끌려 다니자 징크스는 또다시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은 이번엔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운명의 8회에 에이스인 니퍼트와 홍상삼까지 불펜 투입하며 총력전에서 나선 두산 마운드를 맹폭,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 승부에서는 두산의 마지막 히든카드였던 프록터를 2구만에 폭투로 무너뜨리며 거짓말 같은 한편의 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3승이 모두 뒤진 상황에서 후반 일궈낸 역전승이었고 두 번이 연장전 승부였다. ‘뒷심이 약하다’ ‘단기전엔 안 된다’는 롯데 야구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에 충분했던 롯데 야구의 해피데이였다.
길고 끈질겼던 가을의 저주의 사슬 하나를 끊은 롯데의 꿈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SK와의 리턴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저지한 천적이다. ‘가을 천적’ 두산을 넘어 지난 5년간 롯데를 괴롭혔던 SK까지 넘고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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