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도 덜덜 떠는? 오데이처럼 넘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입력 2012.10.15 15:15  수정

준PO MVP 정대현 SK와 PO서 충돌

볼티모어 오데이와 묘한 인연도 흥미

포스트시즌에서 정대현의 마무리 전환은 대성공이었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롯데 수호신’ 정대현(34ㆍ롯데)이 친정 SK를 만났다.

정대현은 사실상 '비룡군단' SK 10년 지기 마무리였다. 2001시즌 경희대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한 뒤 두 감독(조범현-김성근) 체제 하에서 마무리로 군림했다. 특히 '야신' 김성근 시스템 하에서는 벌떼야구의 리더인 ‘여왕벌’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그다.

이번 가을잔치는 잠수함들의 빼어난 활약이 돋보인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율판왕' 김사율 대신 롯데 마무리로 변신, 1승과 2세이브가 그의 어뢰투에서 만들어졌다. 두산의 고졸 루키 변진수 역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잠수함의 활약은 눈부셨다.


정대현-오데이 '묘한 인연'

정대현은 올 시즌 롯데에 입단하기 직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 직전까지 갔다. 보스턴 전성시대를 열었던 댄 듀켓이 볼티모어로 옮긴 뒤 정대현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정대현의 인상적인 투구에 매료됐던 듀켓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

정대현과 더불어 듀켓이 노린 미국산 잠수함이 또 있었다. 바로 텍사스에서 방출된 대런 오데이다. 볼티모어는 정대현 영입 이전 오데이를 영입한 상태였다. 메디컬 테스트 후 정대현과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마지막 순간 도장을 찍지 않은 이유는 오데이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오데이는 올 시즌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행의 일등공신이다. 정규시즌 7승 1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오데이 역시 친정 텍사스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가 하필 텍사스다. 오데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친정 텍사스를 5-1로 누르는 데 일조했다. 오데이는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4경기 등판, 5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환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오데이가 없었다면 정대현은 볼티모어와 계약이 성사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랬더라면 정대현의 이번 가을잔치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치렀을 지도 모른다. 정대현과 오데이, 두 잠수함들의 참으로 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마무리 전환 정대현 '대성공'

정규시즌 내내 정대현은 마무리를 맡을 구위가 충분했음에도 중간계투로 끝냈다. 이전까지 세이브 타이틀 경쟁에 나선 팀 동료 김사율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김사율이 시즌 막판 난조로 흔들리면서 정대현의 마무리 기용이 힘을 얻게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정대현의 마무리 전환은 대성공이었다. 두산 우타자는 물론, 좌타자들도 정대현의 공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정대현의 공을 접하지 못했던 두산 신진급 타자들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SK는 다르다. SK 타자들은 정대현을 너무 잘 안다. 팀 내 자체 청백전과 불펜 투구를 통해서 정대현의 투구 궤적과 레파토리를 훤히 꿰뚫고 있다. 정대현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타자들이 바로 SK 옛 동료들이다.

정대현과 친정 SK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정대현 가장 잘 아는 'SK 타자들'

정대현이 올 시즌 복귀한 뒤 가장 홍역을 치른 팀 역시 친정 SK였다.

정대현의 올 시즌 SK전 성적은 5경기 4.1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4.14에 피안타율이 무려 0.313이다. 시즌 평균자책점 0.62, 시즌 피안타율 0.129의 정대현을 무너뜨린 유일한 난적이다. 올 시즌 SK를 제외하곤 정대현의 평균자책점은 제로였다. 유독 SK전에만 난타를 당했다는 얘기다.

두산과 달리 SK에는 정대현에 강한 수준급 좌타자들이 즐비하다. 두산은 이종욱과 정수빈, 오재일이 부상으로 결장, 김현수와 오재원만 상대하면 됐다. 하지만 SK에는 박정권-박재상-조동화-임훈이라는 수준급 좌타자들이 즐비하다. 그 산을 넘어야만 한다. 이들은 항상 경기 막판 정대현 등판 시 대타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정대현이 두산전과는 달리 힘겨운 승부를 예상하는 이유다.

그러나 정대현이 SK를 상대했던 건 1군 복귀 초기였다. 즉, 무릎 부상에서 회복된 후 실전감각과 체력이 검증되지 않은 8월 중순에 SK를 만났다. 이제는 정대현 스스로 투구 밸런스를 찾고 연투 체력도 확보됐다. 페넌트레이스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다. 8월 첫 만남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대현은 친정 SK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것에 대해 “페넌트레이스 때 SK전 성적이 좋지 않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다. SK라 의식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쓸데없는 생각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운명의 장난인가. 정대현과 친정 SK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정대현은 이기기 위해 친정 SK를 넘어야 하고 SK 역시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에서 정대현을 공략해야만 하는 숙명에 처했다. 친정 텍사스를 제물로 삼은 오데이처럼 정대현도 친정 SK를 넘을 수 있을까.

플레이오프의 운명은 이 맞대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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