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만 8명’ 3600만$ 류현진 설자리는
커쇼-그레인키 부동의 1~2선발 확보
류현진 포함 6명이 세 자리 경쟁
‘괴물투수’ 류현진(25)이 마침내 꿈을 이뤘다.
LA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왼손 투수 류현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6년,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이며 5년 뒤에는 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 조항과 매년 투구 이닝에 따른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옵션까지 이끌어냈다.
이로써 지난달 11일 다저스로부터 2573만 7737달러 33센트의 포스팅 비용을 이끌어낸 류현진은 프로 데뷔 8년 만에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우뚝 서게 됐다. 류현진의 포스팅 비용은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게 주어진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군림한 다저스는 FA 최대어 잭 그레인키에 이어 류현진까지 영입하며 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기존에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채드 빌링슬리, 조시 베켓, 크리스 카푸아노, 애런 하랑, 테드 릴리 등의 두터운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류현진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 현재 다저스는 선발 투수를 8명이나 보유하고 있어 개막 전까지 트레이드 등을 통해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사이영상 듀오 커쇼와 그레인키의 입지는 확고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커쇼는 올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팀 내 에이스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부동의 1선발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커쇼는 2년 뒤 FA 자격을 얻게 돼 다저스로서는 반드시 잡아야하는 자원이다.
투수 역대 두 번째 몸값(6년 1억 4700만 달러)을 기록한 그레인키도 마찬가지다. 그레인키는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이후 다소 하락세이긴 하지만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둘 정도로 안정감을 자랑한다. 내년 시즌 연봉은 1700만 달러에서 시작하지만 계약 2년차부터는 2400만 달러로 치솟아 몸값 면에서도 다저스 팀 내 최고를 자랑한다.
3~4선발 역시 베켓-빌링슬리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어느새 메이저리그 12년 차 시즌을 보낸 베켓은 지난해 보스턴과 4년간 68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었지만 뚜렷한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다.
결국 보스턴에서 5승 11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던 베켓은 지난 8월 애드리언 곤잘레스, 칼 크로포드 등이 포함된 4대5 대형 트레이드로 LA에 입성했다. 다저스 이적 후에는 43이닝동안 2승 평균자책점 2.93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 점이 고무적이다.
다저스의 우완 에이스로 활약한 빌링슬리도 류현진의 강력한 경쟁자다. 데뷔 2년 차이던 2007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리 수 승수를 거둔 빌링슬리는 올 시즌 가능성을 인정받아 3년간 35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후 최소 경기인 25경기 등판에 그쳤다는 점이 변수다. 또한 잠재력을 폭발시킨 커쇼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나머지 릴리와 카푸아노, 하랑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30대 중반 나이의 릴리와 하랑은 안정된 베테랑들이지만 각자 부상 전력을 안고 있으며, 좌완 카푸아노 역시 류현진의 합류로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저스가 이들 3명을 모두 처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다저스 로테이션에서는 빌링슬리가 여전히 부상 위험성을 안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백업 투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류현진이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릴리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팀에 남을 수도 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량은 물론 몸값이 주전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류현진의 내년 시즌 연봉은 선발 후보군 8명 가운데 가장 낮은 600만 달러다.
물론 다저스는 연봉 외에도 포스팅 비용 포함 약 6100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했다. 연 평균 몸값을 따지면 그레인키-베켓-빌링슬리-커쇼-릴리에 이은 팀 내 6번째로 올라서게 된다. 이 가운데 릴리는 방출 또는 트레이드가 확실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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