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 만화 속 ‘다재다능한 생쥐’ 제리가 '고양이’ 톰을 골탕 먹인 비결은 민첩성이다.
특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달리기가 돋보인다. 집안 장애물 사이사이도 자유자재로 코너링 한다. 원심력을 억제하고 스피드를 살린 질주가 톰을 따돌린 원동력인 셈이다. 반면, 톰은 달리기 전 특유의 ‘지체 동작’이 있다. 팔을 과도하게 젖히는 준비동작을 취하는데 이 버릇 때문에 제리가 일찌감치 간파하고 도망간다. 한 마디로 템포가 늦다.
제리와 톰의 특징은 공교롭게도 한일 피겨 간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특징과 닮았다. 김연아는 잡아먹을 기세로 달려든 일본선수들을 따돌리고 피겨 퀸에 등극했다. 비결은 토털패키지, 그 중에서도 스피드 극대화가 돋보인다.
3회전 연속점프가 대표적인 예다. 도약하기 전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오히려 한 발로 빙판을 세차게 미는 ‘3단 기어’까지 넣는다. 스피드를 극대화한 도약은 경이적인 높이를 가능케 한다. 이 까닭일까. 미국 피겨전설 스캇 해밀턴(NBC 해설위원)은 김연아의 어매이징 3회전 연속점프를 볼 때마다 “호화스럽다”를 연발한다. 이탈리아 해설위원 역시 “광채난다"고 찬사를 보낸다.
반면, 일본 간판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은 쓸데없는 버퍼링(?) 탓에 문제다.
도약 전 과도하게 움츠린다. 공중에서 3회전 반을 요구하기 때문에 용수철 원리를 적용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지체동작 때문에 스피드가 떨어진다. 연결동작이 어색해 착지 역시 ‘우당탕’의 연속이다. 한 마디로 박자가 늦고 동작에 군더더기가 많아 자연스럽지 못하다.
피겨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이 그렇듯, 매끈하고 지속적인 연결동작을 요구한다. 마라토너도 중간에 달리기를 멈춘다면 피로도가 한꺼번에 몰려 더 이상 뛰기 어렵다. 실제로 2004 아네테올림픽에서 선두로 질주하던 리마(브라질)가 주로에 난입한 시민에게 잡혀 끊겼다. 이후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리듬을 빼앗긴 리마는 끝내 발디니(이탈리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아사다의 연이은 점프실수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질적인 문제는 가속도 공포증이다. 점프하기 직전 스스로 속도를 제어한다. 김연아처럼 속도에 몸을 맡기는 ‘대범함’이 아사다에겐 부족하다. 이처럼 김연아가 아사다를 따돌린 배경에는 스피드도 있다. 김연아를 피겨계의 재간둥이 제리로 비유해도 자연스러운 이유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