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해소 이청용포 ‘지갑 열리는 상상’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3.01.01 08:29  수정

몸상태-기량 의심 의혹 4호골로 해소

겨울이적시장 EPL 재입성 가능성 높여

이청용은 스토크시티-퀸즈파크 레인저스(QPR) 등 EPL 클럽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4·볼턴)이 짜릿한 역전 결승포로 시즌 4호골을 기록했다.

이청용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영국 볼턴 리복 스타디움서 열린 버밍엄시티와의 ‘2012-13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25라운드에서 1-1로 맞선 전반 33분, 질풍 같은 드리블로 수비수들은 물론 골키퍼까지 제친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피터보로(4-5패)와 셰필드 유나이티드(0-1패)에 져 2연패에 빠진 볼턴은 이날 승리로 시즌 8승8무9패(승점32)를 기록,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경기에서 이청용이 터뜨린 4호골은 매우 의미심장한 골이다. 연패 사슬을 끊는 역전 결승골을 넘어 재앙과도 같은 부상에 따른 장기 공백, 그리고 2부리그 강등이라는 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와 EPL 재입성 청신호를 켜는 한 방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청용은 스토크시티-퀸즈파크 레인저스(QPR) 등 EPL 클럽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700~1000만 파운드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청용 이적료를 감안했을 때, 이 클럽들이 제대로 된 베팅을 하기 위해서 이청용은 두 가지 의문부호를 지워야 했다.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내고 부상 이전의 몸 상태로 회복했는지, 또 하나는 부상 이전의 기량을 다시 뽐낼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다. 이청용의 시즌 4호골은 이런 두 가지 의문 내지 의혹을 일거에 해소했다. 이번에 터뜨린 시즌 4호골 한 방은 일단 EPL 구단들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이청용을 영입 리스트에 올릴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됐다.

드리블 속도,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리는 유연성, 그리고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 슈팅 각도가 줄어들었음에도 정확하게 골문으로 찌르는 킥의 정교함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청용 모습 그대로였다. 거액의 이적료를 각오해야 하는 이청용 영입 과정에서 ‘지갑 열기’를 주저하던 구단 관계자들에게 더 이상의 의심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이청용 스스로 어필했다고 볼 수 있다.

겨울이적시장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둔 2012년 마지막 경기에서 이청용의 몸 상태와 기량을 모두 입증할 수 있는 골이 나왔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절묘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청용 영입에는 스토크시티가 가장 앞서있다.

이청용 이적팀은?

영입 의지나 팀 순위 등 ‘모양새’라는 면에서 보면 스토크시티가 가장 앞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난달 31일 현재, EPL 20라운드를 치른 스토크시티는 리그 8위(6승11무3패)로 중상위권. 하지만 리그 최저수준인 허약한 공격(21골) 탓에 기술이 빼어난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에게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청용이 스토크시티에 합류해 기대대로 스토크시티 득점력 향상에 보탬이 된다면, 단숨에 정상급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스토크시티에 이어 이청용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은 기적과도 같은 EPL 잔류를 노리고 있는 박지성 소속팀 QPR이다. 이청용을 비롯해 그동안 뎀바 바(뉴캐슬) 조 콜(리버풀) 프랭크 램파드(첼시) 니콜라스 아넬카(상하이) 마이클 도슨(토트넘) 등 ‘먹을 수 있는 감’이거나 ‘먹을 수 없는 감’이거나 일단 찔러봤다.

하지만 이청용만큼은 기량은 물론 주장 박지성과 함께 일으킬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감안했을 때, 가장 내실 있는 전력 보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QPR이 현재 마땅한 만족스러운 측면 공격수가 없는 현실도 이청용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지만, 무엇보다 QPR이 현재까지 주장 박지성 능력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영입 필요성에 무게를 더한다.

박지성은 현재 부상으로 1월 중순에나 그라운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주장 자리는 물론 주전 자리도 위태로울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박지성 본인의 책임도 있지만 박지성을 지원하는 동료들의 움직임이 부족한 원인도 컸다. 그런 면에서 이청용이 QPR에서 박지성과 함께 원활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지성 공격본능을 깨운다면, 박지성 플레이는 물론 QPR 공격진 전체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청용의 몸 상태와 기량이 정상에 가까운 상태임이 확인된 만큼, 앞서 언급한 스토크시티나 QPR 외에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공격력 보강을 원하는 클럽 가운데 어느 팀이라도 이청용의 이적대상이 될 수 있다.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는 지금이야 말로 2013년 1월 어느 날 안필드에서 리버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청용의 모습이나 첼시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한국의 ‘푸른 용’의 모습을 상상하는 자유를 누려보는 것도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는 축구팬의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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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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