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둘 김응용 무한도전 ‘무엇을 기대’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2.02 08:58  수정

산전수전 경험과 풍부한 연륜 노하우

선수단 장악력, 한화 정상궤도 기대

한화 김응용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다.

한화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지난해 독수리군단 사령탑으로 선임,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사령탑 기록을 세웠다.

1941년생으로 올해 72세인 김응용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됐다. 종전 최고기록은 K리그 박종환 감독이 2006년 당시 70세 나이로 대구를 이끌었다. 야구에서는 2011년 8월까지 SK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69세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이었다.

한국보다 역사가 오래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70대 이상의 원로 지도자들이 현역에서 활약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고령 사령탑 기록은 지난 1901년부터 1950년까지 무려 50년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사령탑을 맡은 코니 맥 감독이 갖고 있다. 감독 은퇴 당시 맥 감독의 나이는 무려 88세. 맥 감독은 MLB 역사상 최장수 감독일 뿐 아니라 승리(3731승) 패배(3948패) 경기수(7755경기) 등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며 최다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 플로리다 말린스 임시 감독으로 활약했던 잭 맥키언은 무려 81세였다. 맥키언 감독은 지난 2003년 월드시리즈 우승 최고령 감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응용 감독은 한국에서 야구인 출신으로는 드물게 구단 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사장자리까지 오른 인물이 다시 감독으로 현역에 복귀하는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김응용 감독은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사장직을 거치는 동안 8년이라는 현장 공백기가 있다.

김응용 감독의 복귀가 한화와 한국야구에 일으킬 궁극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야구계엔 한동안 젊은 감독 열풍이 불었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2년 연속 삼성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 같은 성공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지도력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남발한 깜짝 선임은 대부분 시행착오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각 구단들의 야구스타일이 비슷해지고 하향 평준화되면서 한국야구가 ‘몰개성화’ 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아직 감독의 영향력이 높은 한국야구에서 지도자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지 못하고 당장의 성적과 성과주의에만 집착하다보니 수준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였다.

김응용 감독의 귀환이 눈길을 끈 것은 최근 프로스포츠에서 백전노장들에 대한 재조명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80~90년대까지만 해도 김응용 감독 그늘에 가려 우승 한번 하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해야했던 퇴물 지도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2007년 SK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한 번 의 준우승을 이끌며 ‘야신’으로 재조명됐다.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에 먼저 한화 차기 사령탑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것도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응용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다. 김응용 감독은 흔히 한국형 자율야구의 원조로 꼽힌다. 해태와 삼성 같은 강팀들을 정상으로 이끌며 검증된 경험과 선수단 장악력은 표류하던 한화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기에 최적의 선택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노장감독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풍부한 연륜에서 나오는 노하우다.

한화행은 김응용 감독에게도 크나큰 도전이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 감독의 신화를 작성한 김응용 감독에게 한화가 처한 현실은 암담하다. 적어도 당장 다음 시즌 우승을 기대할만한 전력도 아니고, 자칫 잘못할 경우 김응용 감독이 쌓아온 명예에도 먹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 내부의 패배주의와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외부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단호한 리더십이 절실했다. 김응용 감독 같은 백전노장의 존재가 이 시대에 다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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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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