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억 vs 5억’ 한일전 안방 불꽃 튄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2.16 09:24  수정

'73억 사나이' 아베 일본 캡틴 우뚝

FA맞는 강민호도 WBC 전의 불태워

한국과 일본은 강민호와 아베라는 뛰어난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듯 닮은 2명의 포수가 있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두 선수 모두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팀 내 최고 연봉을 받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둘은 한일 야구를 이끌어가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롯데 포수 강민호(28)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캡틴 아베 신노스케(34)가 바로 그들이다. 데뷔 초반 공격형 포수로 불렸던 이들은 경험과 원숙미가 더해져 완성형 포수로 불리고 있다. 어느덧 데뷔 현재 아베는 일본 포수계의 전설 반열에 접어들었으며, FA를 1년 앞둔 강민호 역시 새로운 역사를 쓸 채비를 하고 있다. 두 선수는 오는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조국의 안방을 책임진다.

지난 2000년 요미우리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아베는 요미우리를 넘어 일본 야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데뷔 첫 해 13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한 그는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또한 30홈런 이상 네 차례, 그리고 2010년에는 44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수 부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아베의 방망이 파워가 뛰어나다고 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4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커리어하이였던 지난해에는 0.340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아베의 타율은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최고 타율이기도 하다. 결국 타율과 타점, 출루율 타이틀 차지한 그는 우승 프리미엄과 함께 최우수 선수상(MVP)의 영예를 안았다.

아베하면 대표적인 것이 바로 희생과 연봉이다. 2009년 요미우리의 16대 주장으로 선출된 아베는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엄격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로 통한다. 또한 팀의 중심타선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상황에 맞는 팀 배팅이 무척 자연스러운 아베다. 개인의 영광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것이 아베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연봉 부분에서도 아베는 요미우리 측과 단 한 번도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특히 2010년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던 아베는 요미우리와 3년 계약을 맺었고, 지난 시즌 계약이 종료됐다. 구단 측은 다시 한 번 다년 계약을 추진했지만 아베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아베는 안정적인 연봉 보장 대신 1년 계약을 주장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매년 성적에 따라 연봉이 책정되어야 야구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부담을 느낀 요미우리 측은 지난해보다 1억 7000만 엔이나 오른 연봉 5억7000만 엔(약 73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2005년 사사키 가즈히로(6억 5000만 엔)와 2002년 마쓰이 히데키(6억 1000만 엔)에 이은 일본인 역대 3위의 고액 연봉이다.

강민호 역시 해마다 주가가 치솟고 있다. 아베와 달리 입단 당시에는 크게 주목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강민호는 입단 3년 만인 2006년, 주전 포수였던 최기문의 부상으로 전경기에 출전하는 행운이 따랐고, 곧바로 롯데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강민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게 된 것은 로이스터 전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부터다. ‘두려움 없는 야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소화했던 강민호는 2008년 타율 0.292 19홈런 82타점을 기록했고, 그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와 병역혜택(베이징 올림픽)까지 얻는 겹경사를 누렸다.

강민호-아베 통산 기록.

강민호의 닫히지 않은 성장판은 2010년 커리어하이를 만들어냈다. 이전 시즌 부상의 설움을 씻으려는 듯 연일 맹타를 휘둘렀던 그는 3할 타율(0.305)은 물론 20홈런(23개)을 올리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또한 지난해에는 아쉽게 20홈런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을 비롯해 올스타전 역대 최다 득표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연봉 부문에서는 롯데에 몸담고 있다 보니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늘 고액 연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급기야 올 시즌 연봉 책정을 구단 측에 백지위임한 강민호는 지난해 3억원에서 2억 5000만원이나 인상된 5억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박경완의 5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포수 최고 연봉이다. 그리고 올 시즌 뒤 강민호는 대망의 FA자격을 얻게 된다.

올 시즌 후 FA 시장에는 오승환과 윤석민, 정근우 등 특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항간에는 100억 대의 계약 규모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강민호는 나이와 기량, 그리고 포지션의 희소성 등 뚜렷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이들을 제치고 최고액을 얻어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게다가 ‘큰 손’ 삼성과 LG가 포수를 필요로 한다는 호재도 겹쳐있다.

예상대로라면 아베와 강민호는 오는 3월 WBC 본선 2라운드에서 맞부딪힐 공산이 크다. 아베는 일본의 대회 2연패를 위해 사무라이 정신을 부르짖고 있으며, 강민호도 FA보다 WBC 우승이 먼저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일본 야구의 현재 아베와 한국 야구의 현재로 발돋움 중인 강민호가 벌일 수 싸움은 야구 한일전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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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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