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업가 방북, 개성공단 협의" 출구전략?

김소정 기자

입력 2013.05.28 16:14  수정 2013.05.28 16:29

전문가들 "체면 유지하며 공단 정상화 위해 우리 정부 압박"

북한이 28일 기업가들이 방북하면 개성공단 정상화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탈출구 모색을 위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변인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기업가들의 방문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며 “우리는 공업지구 기업가들의 방문을 이미 승인한 상태이며 그들이 들어오면 제품반출 문제를 포함해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평통은 “남조선당국은 신변안전과 같은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조평통 담화에서 6.15남북공동행사와 관련해서도 “남조선당국은 쓸데없는 말장난을 그만두고 6.15공동행사에 대한 남측단체들의 참가를 즉시 허용해야 한다”면서 “만일 그 ‘남남갈등’이 정 우려된다면 당국자들도 통일행사에 참가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정말로 개성공단 가동 의지가 있다면 당국간 실무회담으로 풀어야 하는데 기업가만 만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북한이 체면 손상없이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안보정책학과 교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북한은 이제 일본 아베 총리의 대북특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중국에 최룡해 특사를 보내는 등 큰 틀의 전략적 행보를 시작했다고 본다”며 “자신들의 체면은 손상하지 않으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명박 정권에서도 유지해온 개성공단을 폐쇄시킨 것은 한반도의 새판을 다시 짜기 위해 남북관계를 크게 한번 흔들어보려는 의도였다”며 “적어도 이명박 정권과 다른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를 갖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운 우리 정부가 ‘원칙’을 고수하며 외곽다지기에 나선 것은 좋지만 주변국가와의 공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북한과 문제를 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측의 담화가 나온 직후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담화에 우리가 제안한 당국간 회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북한이 우리가 제의한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면서 자꾸 민간에 대해서만 접촉하려 하는 것은 진정성의 측면에서 문제 있다. 개성공단 문제는 더 이상 민간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당국끼리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려면 (갑작스런 대화를 통해)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언제라도 개성공단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 아니라 공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발전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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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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