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불구속 대해 "황교안에 굴복" 여당은 "피의사실공표"
검찰이 11일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연루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기소하자 이와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후 4시 원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각각 선거법 제85조와 국정원법 제9조를 위반한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경찰공무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 같은 검찰의 결정에 이날 오후 일제히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법부와 청와대를 겨냥,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이 명백한 사안에서 구속수사를 하지 않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에 맞지 않다”며 “이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지속적인 수사방해 행위에 굴복한 것이라는 국민적 의혹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타협의 정치는 여의도에서 할 일이고, 서초동은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과 황 장관의 수사개입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 역시 “이미 경찰의 노골적인 축소은폐수사 등 정권 차원의 증거인멸 가능성, 출국하려 했던 도주우려를 감안하면 구속영장 청구사유는 차고도 넘쳤다”며 “결국 체면이고 뭐고 아랑곳없이 지난 2주 동안 시간끌기와 버티기로 일관한 황 장관이 구속수사를 막아낸 꼴”이라고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또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이와 관련, ‘황 장관의 압력이 결국 일부 통한 것이며, 이번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은 정권의 정통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건임이 확인됐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은 마땅한 일이나 불구속기소인 점은 참으로 아쉽다”며 “이제 공은 검찰에 넘어갔다. 대선 여론조작과 정치개입 사건을 낱낱이 파헤치고, 특히 원 전 원장의 배후가 누구인지 밝히기를 원하는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남재준 국정원장과 청와대는 수사에 협조해야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법무부를 통해 수사에 계속 개입하려 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12일 오전 열릴 예정인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 제출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서 여야가 합의한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도 그대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같은 야당의 총공세에 새누리당의 반격도 이어졌다.
특히 새누리당은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이날 한 매체를 통해 “원 전 원장이 총선, 대선에 개입하라고 지시한 것은 명확한데도 황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도된 국정원 사건 수사 책임자 발언은 형법이 금하고 있는 ‘피의사실공표죄’를 위반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 책임자가 스스로 실정법을 무시하고 위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아울러 검찰이 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려면 증거에 입각한 사실관계를 증명해야하는데 입증도 없이 본인 예단만 이야기했다”며 “이것은 수사 기관의 도를 넘어선 일탈행위로 전임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에 이어 조직 수장인 장관에 대한 하극상 사태까지 벌어지는 검찰 실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명철 의원도 윤 팀장의 폭로와 관련,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향해 “어떻게 현직 수사책임자가 언론에다 대고 수사기밀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폭로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조 의원이 이어 “윤 팀장의 자질이 심히 의심스럽고, 언론을 내세워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엄중히 조처해달라”고 촉구하자 정 총리는 “만약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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