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공격라인 새판짜기 ‘자신감 혹은 무리수’
“큰 문제점 없다” 수비라인 1기와 동일
이동국·김신욱 빼고 새 공격수 찾기 실험
'수비는 안정, 공격은 실험'
홍명보호 2기의 지향점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페루와의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동아시안컵에 나선 1기 명단에 이어 이번에도 K리그와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수비라인이 기존 1기 명단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공격라인에는 다소 변화를 줬다는 점이다. 골키퍼 정성룡(수원)을 비롯해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민우(사간 도스), 장현수(FC도쿄), 홍정호(제주),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변함없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2골만 내준 수비진에 상당한 만족을 표했다. "수비와 미드필드 조합은 동아시안컵에서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는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선 지금의 색깔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안컵과 같은 선수들을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격라인이다. 1기에서 발탁됐던 김신욱(울산)과 서동현(제주)이 탈락했다. 홍명보호 첫 승선 여부를 놓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아스날)의 이름도 없었다. 유럽파를 차출하지 않는 이번 페루전에서 발탁할 수 있는 최상의 멤버들을 이번에도 선발하지 않았다. 골 결정력 문제로 '특단의 대책'까지 운운했던 홍명보 감독을 떠올릴 때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도 있다.
현재 아스날에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돼 실전감각을 잃은 지 오래된 박주영 제외는 차치하고 이동국과 김신욱의 제외 이유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홍명보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선 '심리적 안정'을, 김신욱에 대해선 지나친 '공중볼 의존도'를 이유로 꼽았다.
이동국은 최근 대표팀 몇 경기에서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요지였다. 김신욱의 경우, 장점은 인정하지만 출전할 경우 동료들이 지나치게 그에 머리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축구를 하게 된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K리그에서 이동국과 김신욱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국내 공격수는 없다.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해도 올 시즌 내내 이동국보다 더 꾸준히 활약한 선수도 드물다. '뻥축구'에 대한 부작용은 김신욱보다는 그를 활용하는 전술과 동료들의 문제가 더 컸다.
홍명보 감독은 오히려 원톱 공격수보다는 2선 공격진의 보강에 더 무게를 뒀다. 이번 대표팀에 공격수로 발탁된 선수는 김동섭과 조동건뿐이지만 미드필더 포진한 이승기(전북), 윤일록(서울), 조찬호(포항),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이근호(상주) 등은 모두 공격적 성향이 강하고 최전방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김동섭과 조동건 역시 전형적인 타깃맨이나 골게터보다는 미드필더들과 패싱게임과 유기적인 연계플레이를 통한 득점 생산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자신감일까, 아니면 무리수일까. 골 가뭄 해소를 위한 대표팀의 실험이 페루전에서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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