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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과 무릎 사이’ 류현진 14승 이끈 면도날 제구력


입력 2013.09.25 14:41 수정 2013.09.25 16:1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샌프란시스코 원정서 7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

좌우 코너를 제대로 찌른 면도날 제구력이 일품

정교한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해 상대 타선을 잠재운 류현진. ⓒ mlb.com

올 시즌 최고의 제구력을 선보인 류현진(26·LA 다저스)이 천적 샌프란시스코를 잡으며 14승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AT&T 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3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한 류현진은 9월 첫 승을 따냄과 동시에 이시이 가즈히사와 함께 다저스 팀 내 아시아 신인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또한 평균자책점(방어율)도 2.97로 끌어내려 지난달 20일 마이애미전 이후 약 25일 만에 2점 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게 됐다.

8일만의 등판이었지만 경기 감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특히 제구력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상하좌우를 넘나드는 류현진의 현란한 제구력에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상대 중심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2회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헌터 펜스를 맞아 공 5개 모두를 직구로 선택하는 대담함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펜스가 배트에 공을 하나도 맞추지 못한 이유는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걸친 면도날 제구력 덕분이었다.

4회말 버스터 포지와의 승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포수 AJ 엘리스의 양 무릎 사이를 오간 좌우 코너워크로 포지를 공략했다. 결국 3구째 커브를 헛스윙한 포지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정교하게 파고든 직구를 멍하니 바라본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장타를 의식한 듯 낮게 깔린 공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제4 구질인 커브가 제대로 긁히자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타이밍 잡기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좌타자 상대 볼 배합이 바뀐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철저하게 바깥쪽 승부를 즐겼던 류현진은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했지만 이날은 직구를 최대한 활용하며 몸 쪽으로 바짝 붙여 상대를 무력화 시켰다. 이날 대부분의 직구 구속이 90마일(약 145km)에 머물렀음에도 위력을 발휘한 이유였다.

이번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레퍼토리는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시즌은 물론 내년 시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가을 잔치에 임하는 타자들은 정규시즌보다 더한 집중력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기 마련이다. 따라서 1번부터 9번까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하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더라도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 1~2개 차이로 넘나든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공략이 쉽지 않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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