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 컴백? "가장 큰 걸림돌은..."
컴백 시점은 국내 여론 추이가 관건
일본 통해 컴백할 가능성 높아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정말 '그 일'만 없었더라면 박시후는 최고의 스타로 도약할 수 있어 보였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한 터라 배용준 장근석의 대를 잇는 새로운 일본 한류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하루 밤 사이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박시후는 말 그대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사건 발발을 앞두고 박시후는 1인 기획사까지 차렸다. 함께 일해오던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박시후는 재계약과 타 연예기획사로의 이적을 모두 포기하고 동생 박우호 대표와 함께 1인 연예기획사를 오픈했다. 일본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해 보였다.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해당 사건 이면에 전 소속사가 어떤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시후와 전 소속사의 관계 역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1인 기획사라는 부분도 위기 대응에선 약점을 드러냈다.
각종 루머와 의혹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매스컴 관리도 전혀 안됐다. 만약 박시후가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인 상황에서 동일 사건이 벌어졌다면 훨씬 수월하게 위기를 넘겼을 수도 있다는 말이 뒤이었을 정도다.
박시후를 고소한 여성과의 계속된 대립도 뒷말만 무성하게 만들었다. 서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폭로전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박시후 측은 고소 여성의 이름을 공개하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실수’까지 저질렀다. 박시후와 고소한 여성이 각각의 변호사를 통해 폭로전을 벌이는 모습 역시 박시후의 이미지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소한 여성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은 급해결됐다. 박시후 사건은 성폭행 등 성관련 범죄가 친고죄이던 시절의 마지막 연예인 성관련 사건이기도 했다. 친고죄 하에서 성범죄는 피해자, 측 고소인이 소를 취하하면 사건은 마무리된다. 행여 피의자의 범죄 행위가 뚜렷하게 드러난 상황일 지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윈치 않는다며 소를 취하하면 수사기관에선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박시후 사건 직후 친고죄가 폐지됐다. 이제 피해자가 소를 취하할 지라도 범죄 행위에 대한 정황이 포착되면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해 피의자가 재판에서 유무죄를 판결 받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여하튼 친고죄 항목이 유지되는 시점에서 벌어진 박시후 사건은 고소인의 고소 취하와 함께 사건이 급마무리됐다. 고소 취하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설도 난무했지만 박시후와 고소인 측 모두 합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난 2월 불거진 박시후의 연예인 지망생 여성 성폭행 사건은 5월 고소 여성의 소 취하로 마무리됐으며 전 소속사 대표 황 모 씨와의 무고 혐의 피소 사건 역시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결국 지난 5월 박시후는 100일여의 소송 공방을 모두 끝내며 법적인 논란을 모두 깔끔하게 정리했다.
최근 들어 박시후의 컴백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모든 사건이 종료된 뒤 박시후는 가장 먼저 국내가 아닌 일본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지난 6월 일본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에 "안녕하세요. 박시후입니다"라는 친필 편지를 남긴 것.
그리고 지난 7월 박시후는 일본 잡지에 실릴 화보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박시후는 미국에서 지인들을 만나며 조용히 지내왔다. 미국으로 떠난 뒤 박시후는 자신의 팬카페 '시후랑'에 '새벽 2시 미국에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먼저 그동안의 일로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건 이후 박시후 아니 박평호로서 저는 가족 친지 가까운 지인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힘들었고 제 얼굴을 아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제 욕을 하는 것만 같아 두려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무섭고 가슴 아픈 것은 박시후로서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신 팬 여러분께 큰 상처를 안겨드렸다는 죄책감과 다시 여러분과 마주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건 이후에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제 곁에 있어주신 여러분을 보면서 용기를 내봅니다. 온 진심을 다해 감사합니다.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반드시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 모습, 배우로서 성숙해진 모습으로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귀국 직전인 지난 10월 3일엔 소속사에서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시후의 동생이자 후팩토리 대표를 맡고 있는 박우호 씨의 명의로 발송된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사건에 대한 사과의 입장을 밝힌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는 지난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연예관계자들은 소속사의 공식 입장이 사실상의 컴백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시후가 미국 외유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직전이라는 시점은 물론이고 과거 사건에 대한 언급이 컴백 이후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미연에 방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틀 뒤인 5일 박시후가 3개월여 만에 귀국했다.
박시후 측은 당장은 컴백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접하고 있지만 연내 국내 활동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해외에선 연내에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가 오는 11월 21일 일본 한류채널인 KNTV를 통해 방영되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 프로모션 행사에 박시후가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일본 활동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
박시후는 일본에서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가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스타로 등극했으며 이후 '역전의 여왕', '공주의 남자' 등도 연이어 성공을 거뒀다. 이런 일본에서의 인기가 박시후가 1인 기획사를 차린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지난 2월 사건 이후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남긴 것도 국내가 아닌 일본 팬클럽이었을 정도다.
국내 활동 재재는 상당한 진통이 동반될 수 있다. 우선 법적인 문제는 해결됐지만 전 소속사와의 분쟁은 여전히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에서 해결이 나지 않았다. 박시후와 전소속사 측이 연매협에 중재 요청을 했지만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것.
연매협이 전 소속사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국내 연예계 활동이 힘겨워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연매협에 문의한 결과 당시 양측이 중재 요청을 할 것이라는 입장만 보이고 별다른 구체적인 행보가 없어 중재 요청은 사실상 종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젠 더 이상 연매협 문제도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박시후 입장에선 컴백에 대한 마지막 걸림돌도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여론이다. 박시후의 경우 지난 2월 사건으로 이미지에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양측이 폭로전까지 가며 비록 실수지만 고소 여성의 이름까지 공개하고 말았다. 당시 연예계에선 정말 억울하다면 소 취하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보단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게 더 좋다는 지적도 많았다. 소 취하의 경우 마치 거액의 합의금으로 사건을 무마한 듯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데 반해 빠른 해결이 가능하다.
반면 재판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손상된 이미지는 거의 완벽하게 회복될 수 있지만 사건 해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박시후 역시 사건을 100여일 만에 해결할 수 있었지만 재판부가 명확히 무죄 판결을 내려준 게 아닌 만큼 어느 정도의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박시후 측 입장에선 이런 국내 여론 동향을 관찰하며 컴백 시점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에선 빠른 컴백이 가능하다. 한 연예관계자는 "소 취하로 인한 빠른 해결이 국내 활동에는 어려움이 될 수 있지만 일본 활동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에선 박시후가 관련 성폭행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더 이상 문제 될 게 없다는 팩트 자체만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재판까지 1~2년의 시간이면 이미 일본에선 박시후의 인기도 사그라진 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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