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지운 아스날 '외질 효과'에만 담을 수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3.11.03 13:13  수정 2013.11.03 15:05

리그 2위 리버풀 맞이해 2-0 완파

최근 홈경기 부진 털고 우승후보 면모 과시

메수트 외질 한 명의 영입 효과로 아스날이 우승 후보 대열에 올라섰다고 간주하긴 어렵다. ⓒ 아스날

아스날이 상승세의 리버풀을 물리치고 우승후보로서의 위용을 떨쳤다.

아스날은 3일(한국시각)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리버풀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날 경기는 1,2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아스날은 개막전 패배 이후 리그에서 7승1무의 상승세를 타며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챔피언스리그), 첼시(리그컵)에 각각 홈 패배를 당하며 강팀과의 경기에서 약하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이번 리버풀전은 또 한 번의 시험무대였다. 그러나 아스날은 강했다. 경기 초반 힘겨루기가 상당했다. 엄청난 속도전으로 전개됐고, 많은 운동량을 소비하더라도 초반 분위기를 잡아나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그러나 주도권은 아스날이 쥐어나가는 형국이었다.

리버풀은 3-5-2 전술을 들고 나와 중원을 두텁게 쌓고 강한 압박을 시도했지만 아스날의 빠른 패싱 플레이 앞에 역부족이었다. 상대 압박이 가해지기 전에 원터치 혹은 투터치로 최대한 빠르게 볼 처리를 시도했고,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나 경기운영 능력은 확실히 향상됐다.

경기 완급 조절을 통해 상황을 살피는 여유로움이 묻어났고,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리버풀의 체력을 소진시켰다.

단순히 메수트 외질 한 명의 영입 효과로 아스날이 우승 후보 대열에 올라섰다고 간주하긴 어렵다. 이날 아스날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726억 원)를 기록한 외질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토마시 로시츠키, 산티 카솔라, 애런 램지 등 아스날의 에이스라고 자처할 선수들이 넘쳐났다. 이들은 경기 내내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고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하모니를 이뤄냈다. 스티븐 제라드, 루카스 레이바, 조던 헨더슨으로 짜인 리버풀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아스날에 의해 지워졌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둔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경기를 지켜봤겠지만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보여줬다.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훌륭했다"라고 평한 뒤 "아스날은 홈에서 열리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경기력으로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초반 다소 어수선했던 수비진은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SAS라인(수아레스-스터리지)은 아스날의 수비 앞에 무기력했다. 몇 차례 개인 돌파를 허용했지만 빠른 커버링과 협력 수비로 이들의 파괴력을 급감시켰다.

9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아스날은 경기당 평균 0.9실점으로 강팀으로서의 조건을 갖췄다.

이날 승리로 아스날은 8승1무1패(승점25)를 기록. 2위 첼시(승점20)와의 격차를 5점으로 벌렸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분류되던 첼시, 맨체스터 시티가 예상보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반면 아스날은 지난 시즌의 스쿼드를 유지한 채 외질, 플라미니의 영입과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어우러지면서 절정의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스날이 이러한 상승세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나가며 2005년 이후 들어 올리지 못했던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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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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