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작가 비웃는 '예능-샛별' 작가
'스타작가' 타이틀 무색 시청률 난조
신선한 캐스팅-필력 작가들 호평일색
'50억 원고료설'로 세간을 발칵 뒤집은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른 바 '스타작가'로 꼽히는 작가들의 흥행 성적과 수입이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전히 시청률의 제왕으로 꼽히며 대표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들은 역대 최고의 인기 작품들을 만든 필력의 대가답게 대기업 연봉이 무색할 정도의 원고료 역시 자랑한다.
얼마 전 종영한 JTBC의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다시금 흥행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김수현 작가의 경우 회당 1억 원에 가까운 원고료가 보도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기에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의 임성한 작가가 연장에 힘입어 50억 원대의 원고료를 챙길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져 세간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당연히 스타급들의 배우들이 높은 몸값을 챙겨가는 만큼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 역시 높은 원고료는 당연지사다. 흥행에 성공하면 그만큼 스타 드라마 작가들의 몸값이 치솟고 그에 따른 '돈'을 줘야한다.
하지만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일부 '스타 작가=시청률 작가=막장 작가'의 높은 원고료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막장도 막장마다 차원이 다르다. 캐릭터를 욕하며 보는 드라마가 있고 드라마 자체를 욕하며 보는 작품이 있다.
다시 말해 '독불장군식'이나 '시청률만' 중점을 둔 작품의 작가를 과연 스타작가로 봐야 하냐는 점이다. 그 스타작가에 이름을 올린 작가에는 분명 책정된 원고료를 지불해야 한다. 고스란히 제작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일부 스타 작가에 한정된 얘기일 수도 있다. 또한 시청률은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강한 상태에서 원고료 상승을 감수하면서도 방송사들은 '그런 작가'를 써야 한다. 또한 스타작가의 이름을 보고 출연을 결정하는 배우들이 있을 정도니 무시할 수만은 없을 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계를 보면 비난 '이름 값'을 하는 작가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예능 출신 작가들이나 무명작가들의 신선한 반란이 안방극장을 접수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무명 작가 '비밀' 10분 드라마 호평…원고료는 얼마일까
드라마 작가의 수입은 단막극, 미니시리즈, 주말극 등 드라마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지명도에 따라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의 원고료가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지상파 방송 3사가 협의해 만든 '지급 기준표'가 최저 수준을 결정한다. 회당 70만원을 받는 작가부터 1억 원까지 그야말로 100배 이상 차이가 날 수 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제작진이나 방송국과의 조율이 가능한 만큼 상상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전언이다. 이른 바 인지도 높은 작가들은 원고료가 회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최근 '오로라공주' 연장 관련, 산정된 예상 금액이 50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소수 작가들의 이야기일 뿐.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에 턱없이 부족한 원고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진정 '흥행' 성공여부의 기준이 되는 시청률도 100배 이상의 차이가 날까.
극한 예로, 최근 10분 드라마라며 웰메이드 호평을 이끌어낸 KBS2 수목극 '비밀'의 경우, 뻔한 치정극이라지만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남았다. 대사 하나하나마다 살아있는 캐릭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1시간이 10분 같은 느낌마저 선사했다.
시청률 역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쟁쟁한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과 '공부의 신' 윤경아 작가의 '메디컬탑팀'을 가볍게 제친 성적표다. '비밀'의 작가는 누구일까. 드라마 스페셜 등을 집필해오다 첫 미니시리즈에 도전하고 나선 유보라 작가다.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작가였지만 시청자들은 '그 누구'의 드라마가 아닌, '작품'에 몰입했다.
비단 무명, 신인작가들 뿐만 아니라 예능 작가 출신 작가들의 선전 또한 눈에 띈다. 대표격으로 tvN '응답하라1997' '응답하라1994'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나 인기리에 종영한 '주군의 태양' 홍미란 홍정은 홍자매 작가, 그리고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송재정 작가 등이 꼽힌다.
이우정 작가는 KBS2 '해피선데이',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 등을 집필한 바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박지은 작가의 경우 '멋진 친구들'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혜련 작가의 경우 '테마게임', '주군의 태양'의 홍정은 홍미란 자매는 '일밤'과 '진실게임' 등을 통해 예능 작가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최근 드라마계 비스타작가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유에 대해 '지명도'가 아닌 '신선한 도전'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다는 점이 꼽힌다. 과거 스타 작가들이 시청률이 확보되는 뻔한 틀에 주인공만 바꿔치기하는 식이 아닌, 신인 작가나 예능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나 과감한 캐스팅 등이 호평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작가의 이름이나 원고료 액수가 작품성을 좌지우지 하거나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는 갔다는 말이다. '막장'이라는 단어에 민감해 하면서 서슴없이 막장 코드를 쑤셔 넣는 중견작가들의 판 안에서 시청률에 의해 자신의 능력이 평가되지 않는 그 시험대에서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 과감한 도전의 작가들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닌, 이해하면서 공감하는 드라마가 대세라는 뜻이기도 하다. '무명작가' '신인작가' '예능 출신 작가'의 작품이라는 편견이 무색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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