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데스노트, 제작비 맞추기 탓?

민교동 객원기자

입력 2013.11.19 10:06  수정 2013.11.22 10:06

서우림까지 줄줄이 하차 속 다음 타깃 관심

작가 원고료 맞물려 '하차설-배후설' 제기

'오로라공주'가 연일 배우들의 하차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 MBC

‘여배우의 모친은 절대 잠들면 안된다.’ 요즘 한창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MBC ‘오로라공주’의 ‘임성한 데스노트’에 또 하나의 조건이 추가됐다.

연이은 극중 캐릭터의 사망이다. 갑작스럽게 왕여옥(임예진 분)이 침대에서 잠든 뒤 사망한 데 이어 이번엔 사임당(서우림 분)이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잠깐 잠이 든 뒤 그대로 사망했다.

왕여옥은 극중 박지영(정주연 분)의 모친이며 사임당은 극중 오로라(전소민 분)의 모친으로 출연했다. 두 여배우의 모친이 연이어 사망한 것인데 둘 다 잠이 든 뒤 다시는 깨지 못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다 보니 네티즌들 사이에서 ‘여배우의 모친은 절대 잠들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중견배우 서우림이 극중 사망으로 중도하차하면서 벌써 ‘오로라공주’에서 열한 번째로 하차한 배우가 됐다. 사망 설정으로 하차한 이는 변희봉 임예진 등에 이어 서우림이 세 번째이며 박영규 손창민 오대슈 이상숙 이아현 이현경 등은 미국설정으로 떠났다는 설정으로 하차했다.

그나마 서우림의 사망이 그려진 18회 방송분에선 서우림의 회상 장면에 이들 중도 하차 출연자들이 잠깐씩 드라마에 등장했다. 또한 신주아와 송원근 등도 하차했다.

이로써 타이틀롤인 오로라의 집안은 모두 정리됐다. 극중 설정만 놓고 보면 부모가 모두 사망했으며 세 오빠는 미국으로 떠났다. 극중 설정으로는 세 오빠가 미국에서 건재하게 살고 있으며 조카들도 잘 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시 ‘오로라공주’에 출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중도 하차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터라 사임당의 장례식 장면에도 미국에 사는 아들들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우림의 중도 하차가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MBC가 그 사실을 미리 공지했다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임성한 데스노트’를 언급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예고살인’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을 정도다. 얼마 전 임예진이 극중 사망으로 중도 하차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BC는 한차례 몸살을 앓았다. 극의 흐름 상 임예진이 맡은 왕여옥의 사망이 너무 돌발적이었던 데다 10번째 중도 하차하는 점에서 네티즌의 반발이 거셌다. ‘오로라공주’ 연장 방영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서명운동까지 벌어졌을 정도다.

당시 임예진의 중도 하차로 심한 몸살을 앓은 MBC는 해당 방송분이 방영되는 18일 오전 미리 자사 홈페이지에 서우림의 중도 하차 사실을 미리 공지했다. ‘오로라공주’ 제작진은 사임당의 사망이 오로라의 앞날에 많은 변수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스토리 전개상 사전에 계획됐던 것임을 강조하며 연기자 서우림 역시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도 하차가 11명이나 되다보니 제작진이 미리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캐릭터를 사망케 한 것이다. 서우림의 사망이 ‘주인공 오로라의 앞날에 많은 변수를 가져올 사건’이라면 드라마의 흐름상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MBC는 이런 극중 중요한 사안을 방송 전에 미리 공개하는 자체 스포일러 시스템까지 동원해 임성한 작가 구하기에 나선 셈이다.

네티즌들은 MBC의 다음 공지사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혹자는 ‘임성한 데스노트’의 다음 ‘예고’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설설희(서하준 분)다.

애초 오로라의 매니저라는 작은 역할로 시작해 이제는 비중이 주연급으로 급상승하며 부모 캐릭터가 중도 투입되는 영광을 누린 설설희는 혈액암 말기 판정을 받은 상태. 극중 사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론 암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설설희는 “암세포도 생명이라 죽일 수 없다”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긴 채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관건은 단 하나. 설설희의 사망 시점이 드라마 종용 즈음이라 중도 하차는 면할지, 아니면 그 역시 가차 없이 중도 하차하게 될 지 여부다. 서하준은 오로라의 매니저라는 작은 역할에서 시작돼 지금은 주연급으로 비중이 격상됐지만 하차설이 거듭 제기돼 왔었고 극중 설설희의 혈액암 투병 사실이 공개되면서 다시 하차설 제 1순위가 됐다.

다행히(?) 왕여옥(임예진 분)과 사임당(서우림 분)이 먼저 사망하는 설정으로 중도 하차했지만 설설희 역시 여전히 위기다.

최근 들어 황시몽(김보연 분)도 눈길을 끈다. 남자 주인공이자 오로라의 남편 황마마(오창석 분)의 큰 누나로 성공한 쉐프인 황시몽은 최근 극중에서 배우로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여배우의 모친은 절대 잠들면 안된다’는 원칙에 따라 황시몽의 모친도 위험할 수 있지만 벌써 세상을 떠난 것으로 설정돼 있다. 그런데 황마마 집안에서 이들 남매에게 사실상의 어머니 역할을 수행해온 이가 바로 첫째 인 황시몽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

최근 ‘함묵증’을 앓았던 설정이 그의 사망에 대한 예고라는 네티즌들의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혼 얘기가 오가는 황마마와 오로라의 재결합을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황시몽이 사망할 것이라는 과장된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네티즌들 사이에선 다음 사망자, 내지는 다음 중도 하차 배우가 누군지에 대한 예측이 거듭되고 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축구에서 첫골을 누가 넣는지, 야구에서 초구가 스트라이크인지 등에 대한 불법 도박이 빈번한데 오히려 ‘오로라공주’의 다음 사망자를 찾는 불법도박을 해도 대박이 날 것”이라는 조롱 섞인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을 정도다.

이처럼 11명이나 되는 배우가 중도하차하면서 임성한 작가는 수십억 원의 원고료를 챙겼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애초 ‘오로라공주’ 한 편으로 50억 원대의 원고료를 챙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그보다는 작은 30억 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30억 원 역시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이번 임 작가의 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선 중도 하차 배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일까. 방송 관계자들은 임 작가가 드라마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특이한 성향이 있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제작비 맞추기가 더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한다. 제한된 제작비로 일일드라마를 만드는 상황에서 추가 투입 캐릭터가 발생하면 기존 캐릭터 가운데 일부를 하차시켜야 했던 것이다.

‘오로라 집안의 몰락’(사망과 미국 이민 등으로 변희봉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이상숙 이아현 이현경 등 하차)은 설설희의 비중 확대에 따른 그의 부모(임혁 김영란) 투입과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임예진과 서우림의 하차는 은단표(이현욱 분) 백도(설운도 분) 등의 중도 투입과 그 시가를 같이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제작비 규모 맞추기가 중도 하차의 원인일 경우 추가 하차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오로라공주’가 연장 방영되면서 임 작가의 원고료가 상승하게 될 경우 원고료 상승분을 중도 하차 배우의 출연료로 대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제작비 맞추기가 배우들의 중도 하차 이유라면 그 책임은 임 작가 한 명의 몫은 아니게 된다. 외주제작사나 방송국 MBC가 그 배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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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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