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철수 신당은 야권 분열양상, 호남은 경쟁 이외 지역 연대할 듯"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가운데,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정치에 실체가 없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야권 분열을 우려하면서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들리는 얘기로는 창당을 한다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국민혼란만 부추기는 행동”이라며 “새 정책과 철학,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신야합연대로 모호하게 행동하고, 양비론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새 정치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온 국민이 알게 됐으면 한다”면서 “안 의원은 자신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눈치만 보는 ‘간보기 정치’, ‘훈수 정치’는 그만하고 본인의 색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줘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정도정치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의원이 애매모호하게 뭐 언제 (창당)한다든지, 확실한 정강정책이 무엇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 아직도 계속 말을 흐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안 의원의 속내를 파악하는 데에) 좀 어려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홍 사무총장은 민주당에 대해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지율이) 10%대밖에 안 된다. 그리고 지금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의 두 배가 넘는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면서 “내가 생각하기에 신당이 됐건, 아니면 야권연대가 됐던 야권의 좀 일관된 모습이 나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안철수 신당이 지금 출현함으로 해서 민주당이 여러 가지로 많이 느끼고 반성을 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상민 의원은 안 의원의 새 정치를 아이폰 없는 애플에 비유하며 “그런 실체 없는 정치가 계속 이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민생은 시급한데 여야가 다투면서 처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국민은 얼마나 실망하겠느냐”면서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의 탈출구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안 의원의 행보를 통해 분명하게 나타나는 국민의 열망과 심판에 여야가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에 우려를 내비쳤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장은 분열의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분열로 계속 가버릴지 아닐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단 분열의 양상이 나타날 것이고 그것이 어디까지 갈지 꽤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기존에 발표된 실행위원 면면을 보면 감동적으로 보이지 않고, 사회적인 명망을 가진 원로 몇 분이 차례로 안 의원의 곁을 떠났다”면서 “그런 점에서 보면 파급력이 클 것 같지는 않은데, 안 의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는 점에서 보면 파급력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평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 관계에 있어선 “호남에서는 경쟁하는 구도로 가고,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상징적인 몇 곳에서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 정도의 선이 아닐까 싶다”고 내다봤다.
같은 당 우윤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당의 설립 자유도 있고, 정치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니까 뭐 그건 말릴 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정치가 너무 인물 위주로, 너무 사람 위주로, 이렇게 유력한 대권 후보나 이런 위주로 정당을 만들고 없애고 하는 것들은 별로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정당에 들어가서 혁신하고, 또 정책과 가치를 위주로 정당이 이렇게 설립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서 안 의원이 독자행보를 선택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은 안 의원이 민주당과 연대를 통해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를 치른다든가 할 때는 둘이 합해 그 형식이 연대든, 연합이든, 단일정당이든, 이런 것들을 통해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다만) 지금은 안 의원 개인으로만 보인다. (창당을)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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