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탄원서 파문 사과 “서명 당시 내용 몰랐다”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연맹 측 주장과 상반돼
‘한국 역도의 상징’ 장미란(30·은퇴)이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66)의 선처를 호소한 탄원서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장미란은 21일 오후 장미란재단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으로 큰 일 인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불찰이다.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대한역도연맹에 소속된 300여 명이 19일 류 회장의 변호인을 통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장미란의 이름도 포함돼 있어 누리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와 관련 연맹 측은 “그동안 류 회장이 역도인들을 위해 애쓴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지만, 장미란의 말은 조금 달랐다.
장미란은 “연맹 관계자들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아 서명했지만 내용을 전혀 몰랐다. 연맹 임원들의 서명이 있어 연맹을 위해 해야 하는 일로만 알았다”며 “내가 주도해 탄원서가 제출된 것 같이 기사가 나가고 있어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올 초 제40대 대한역도연맹 회장으로 정식 선출됐으며 임기는 2017년 1월까지다. 때문에 행정 공백을 우려한 연맹 측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류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를 고려하면 경솔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류 회장의 아내인 윤모 씨는 2002년 자신의 사위와 이종사촌인 여대생 하모 씨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해 자신의 조카를 시켜 하 씨를 청부 살해했다. 윤 씨는 이 사건으로 지난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윤 씨가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형집행정지를 받은 채 자유롭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5월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져 파문이 일었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세브란스병원 박모 교수와 류 회장이 줄줄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류 회장은 회사자금 87억여 원을 빼돌리고 이 가운데 2억5000만 원을 윤씨 입원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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