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가가와, 더 확연히 벌어지는 격차
기성용, 과감한 슈팅과 자로 잰 어시스트로 승리 주역
공수 가담이나 묵직한 피지컬 등 모든 면 압도
가가와 신지(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고국 팬들을 또 ‘몽상가’로 만들었다.
가가와가 선발 출격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12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스완지시티를 2-0 완파했다. 후반 2분 발렌시아의 선제골과 후반 14분 웰백의 추가골이 터지며 맨유는 최근 3연패 충격을 딛고 새해 첫 승리를 따냈다.
가가와도 오랜만에 사뿐했다. 가벼운 몸놀림을 바탕으로 시종 열심히 뛰긴 했다. 그러나 두 번의 천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
후반 2분 발렌시아의 선제골 직전 헤딩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스완지 트렘멜 골키퍼 선방에 막혀 시즌 첫 골을 놓쳤다. 후반 33분엔 하파엘이 역습 상황에서 엮은 골키퍼와의 1:1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풀려버린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가가와도 창피했는지 얼굴을 파묻었다.
반면, 기성용(25선덜랜드)은 달랐다. 기성용은 이날 영국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풀타임 소화, 빼어난 몸놀림으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자로 잰 패스와 절도 있는 공수 교통정리도 돋보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이 킬 패스로 풀럼을 기절시켰다. 그리고 EPL 첫 필드 골도 신고했다”며 평점8을 줬다. 해트트릭을 작성한 애덤 존슨(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EPL 데뷔 후 기성용과 가가와 격차는 정말 크게 벌어졌다. 기성용은 경이적인 패스 성공률(경기당 90% 상회)을 비롯해 옹골진 피지컬, 묵직한 파워 슈팅, 고차원 두뇌 등 모든 면에서 가가와를 압도한다.
팀 수준차를 감안하면 기성용과 가가와의 개인역량은 더 벌어진다. 기성용은 EPL 19위 팀에서 3골1도움(컵대회 포함)을, 가가와는 EPL 통산 최다 우승팀(20회)에서 588분 출전해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지원사격 적은 팀에서 고군분투한 반면, 가가와는 안팎으로 지원사격 많은 팀에서 아무런 매력도 발산하지 못했다.
이쯤 되면 답은 명확하다. 좀 더 공격적이고, 능동적이며, 수비 가담하는 전천후 인재를 원하는 맨유로서는 가가와가 성에 찰 리 없다. 굳이 말한다면, 기성용이 가가와 보다 맨유에 더 어울리는 아시아 축구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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